쏟아진 이민자에 집값 폭등...문턱 높인다

입력 2024-05-08 17:30  



호주가 '가짜 유학생' 등 이민자 급증 문제로 골치를 썩는 가운데 정부가 학생 비자 발급 요건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호주 정부는 오는 10일부터 학생 비자 취득을 위한 예금 잔고 증빙 최저 기준을 2만9천710호주달러(약 2천670만원)로 높이기로 했다고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호주 정부가 관련 잔고 기준을 상향한 것은 7개월만이다. 지난해 10월에도 당국은 2만1천41호주달러(약 1천890만원)에서 2만4천505호주달러(약 2천200만원)로 해당 기준을 올린 바 있다.


앞서 당국은 학생 비자 취득 관련 공인 영어 성적 기준을 강화하고 체류 기간 연장도 규제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학생 테스트 제도를 신규 도입해 학업 계획서도 내도록 했다.

호주 당국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이후 이민자가 급증하자 이런 조치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호주의 순이민자 수는 약 40만명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9월말까지 54만8천800명에 달했을 정도다.

이민자들은 학생 비자로 들어오는 유학생 비중이 가장 높다. 호주 정부는 2022년 7월∼2023년 6월 1년간 학생 비자 52만1천개를 발급했다. 호주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학생 비자를 받고 호주에 거주 중인 외국인 수는 71만3천144명이다.

이민자가 늘어나자 호주는 주택 부족과 임대료 폭등 문제를 직면했다. 지난해 7월 호주 공공문제연구소 보고서는 2025∼2028년 호주에 새로 공급되는 주택의 약 4분의 1을 유학생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심지어 유학생 중에는 '가짜 학생'도 상당수 있으며 저숙련 노동자들이 학생 비자를 체류 비자로 악용하는 사례도 빈번한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이번 잔고 최저 기준 강화 조치로 이민자 수가 앞으로 2년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시민단체 시드니 커뮤니티 포럼은 유학생들이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집주인에게 성적인 대가나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경우가 대폭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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