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7년 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처음 공개했습니다. 잡스가 아이폰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스마트폰의 시대가 도래했는데요. 이처럼 눈으로 보이는 '실물'이 등장하면, 본격적으로 세상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로봇은 어떨까요? 지난달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했고요.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최근 바퀴로 움직이는 양팔로봇의 사전 판매에 돌입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삼성, 현대 등 주요 대기업들이 로봇 혁명에 뛰어들며,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실제 로봇 산업의 성장 속도는 어떨까요? 제가 취재한 내용들 전해드립니다.
<앵커>
삼성, 레인보우로보틱스 통해 간접적으로 로봇 사업에 투자해왔잖아요? 이젠 직접 하는 겁니까?
<기자>
우선 오늘 나온 소식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측에서 자율주행 관련 연구를 중단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을 비롯한 미래 로보틱스 연구로 전환한다는 건데요. 사실 삼성이 지금까지 로봇에 손을 놓고 있던 건 아니거든요. 삼성은 삼성전자의 R&D센터인 삼성리서치를 통해 로봇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2019년엔 삼성봇과 웨어러블 보행 보조로봇을 공개했고요.
지금은 가정용이나 사무형 지능형 로봇의 개발, 로봇 소프트웨어 플랫폼, 비용 효율적인 로봇 메커니즘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SAIT에서도 기존 자율주행 대신 로봇 연구로 전환한다는 얘기가 나온 만큼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통한 협동 로봇에 이어, 본격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에 뛰어들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삼성뿐만 아니라 현대차도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이후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수익화는 되고 있습니까?
<기자>
우선 제품들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전기구동 방식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했는데요. 관절 구분없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2족 보행 로봇입니다. 기존과 달리 기름이 아니라 전기로 움직이는 만큼 활용성도 넓어질 전망인데요. 우선 이 로봇은 현대차의 자동차 제조 공정에 투입될 예정인데요.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대차를 시작으로 다양한 상업적 용도를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도 영국의 BMW 공장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스팟은 공장을 순찰하며 유지보수 업무 등에 활용될 전망이고요. 인천공항에서도 보스턴다이내믹스에 협업을 역제안했거든요. 이처럼 로봇이 본격적으로 사용처를 찾고 있는 만큼, 향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나스닥 상장 가능성에도 파란 불이 켜진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정 기자, 그런데 당장 이번 분기 두산로보틱스 같은 기업들의 실적은 부진하단 말이죠. 기대감은 조성됐지만, 성장 속도가 받쳐주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어제 발표된 실적부터 보시면요. 두산로보틱스의 1분기 매출은 약 1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었지만, 영업적자는 늘었습니다. 영업적자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올해 1분기 CES 참가와 투자 용역 수수료 비용 등 판관비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인데요. 아직 글로벌 판매 법인과 개발 인력 등을 확충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인건비도 늘고 있고요.
그런데 사실 이러한 실적은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한 수준이었습니다. 우선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되며, 연간 단위로 볼때 흑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고요. 앞서 살펴본 휴머노이드와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협동로봇 시장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거든요.
특히 글로벌 시장 침투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셔야 하는데요. 북미시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0% 가까이 늘었거든요. 유럽시장 매출 하락은 고금리와 전쟁 등의 영향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북미 지역은 협동 로봇 수요가 강하고, 평균 판매 단가도 높은 지역입니다. 때문에 이 지역을 잡는 게 향후 외형 성장의 키가 될 수 있겠습니다. 즉, 현재 두산로보틱스는 시장의 기대치에는 맞춰서 가고 있다고 알아두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정 기자, 오늘 주제 한 줄로 정리해 주시죠.
<기자>
"분명한 방향성, 문제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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