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릴래, 멍"…올해의 우승자는?

입력 2024-05-12 18:58   수정 2024-05-12 20:55



12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 시민 77개 팀이 앉아 멍한 시선을 허공에 던졌다. 수많은 인파의 시선과 취재진의 카메라 앞에서도 이들은 흔들림이 없었다.

10주년을 맞은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 참가자는 90분 동안 어떤 말도, 행동도 하지 않고 멍한 상태를 유지해야 했다. 관객 투표를 많이 받은 10인 중 가장 안정적인 심박 그래프를 보인 선수가 우승자가 된다.

이번 대회에는 데이터 언어학자와 정신과 의사, 소방관 등 다양한 직군의 참가자들이 3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본선에 진출했다. 참가자들은 청원경찰·요리사 유니폼 등의 복장으로 직업을 알리는가 하면, 찜질복과 죄수복을 입거나 수박 코스프레를 하기도 했다.

대회에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곽윤기(35)씨와 걸그룹 '빌리'의 멤버 츠키(22), 유튜버 '미미미누'(본명 김민우·29) 등도 참가해 주목을 받았다.

쇼트트랙 경기복을 입고 나와 3위를 차지한 곽씨는 "올림픽 도전만 다섯 번 하고 누군가와 경쟁하며 살면서 무엇보다도 쉬고 싶었다"며 "이 시간만큼은 온전히 쉴 수 있겠다고 생각해 오게 됐다"고 말했다.

5수 끝에 대학에 진학한 이력으로 수험생들에게 인기를 끈 미미미누는 "바쁜 현대사회에서 각자의 존재 가치를 찾는다는 대회의 의미에 공감했다"며 "이번에 떨어져도 재수까지는 해보겠다"며 웃어 보였다.

경기 시흥시에서 올라온 고등학교 3학년 박수빈(18)·강채원(18)양은 "수능을 앞두고 학창 시절 추억을 쌓기 위해 참가를 신청했다"며 "웃음이 너무 많아서 걱정되지만 진지한 마음으로 대회에 임해보겠다"고 말했다.

오후 4시 17분 대회 시작과 함께 참가자들은 멍 때리기에 몰입했다. 실패한 이들은 포졸 복장을 한 대회 관계자들한테서 퇴장 카드를 받고 경기장 밖으로 끌려 나갔다.

이날 우승은 프리랜서 아나운서 권소아 씨에게 돌아갔다.

권씨는 "평소 무언가를 목표로 할 때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데 그렇게 하면 심장이 빨리 뛸 것 같아 그냥 평소처럼 멍을 때렸다"며 "다리도 저리고 진행자의 멘트를 듣고 웃음도 나올 뻔했는데 잘 참은 것 같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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