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오너일가의 지분 매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계열분리를 위한 지분 정리 작업인데요.
이와 함께 상속세 재원도 마련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1부 고영욱 기자 나와있습니다.
고 기자, 지분 매각 현황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효성그룹 오너 3세 조현상 부회장이 효성중공업 지분을 잇달아 장내 매도하고 있습니다.
어제 장 마감 이후에도 공시가 하나 올라왔는데요.
조 부회장이 지난 3일 약 1만6천여 주를 장내 매도했다는 내용입니다.
수차례에 걸친 매각으로 지난해 말 기준 4.88%였던 조 부회장 지분율은 불과 5개월 만에 2.5%까지 낮아졌습니다.
<앵커>
조 부회장이 이렇게 효성중공업 지분을 계속 파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계열분리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효성그룹은 효성화학, 효성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장남 조현준 회장 계열과 효성첨단소재 중심으로 한 3남 조현상 부회장 계열로 분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공정거래법 상 서로 다른 계열회사의 지분 3% 이상을 보유하면 안됩니다.
이 때문에 조현상 부회장 효성중공업 지분을 매각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3%만 지키면 되는데 2.5%까지 낮췄군요. 더 판 이유는 역시 상속세 때문이겠죠.
<기자>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석래 명예회장 타개 후 남겨진 상속재산은 7천억 원, 상속세는 4천억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이렇게 되면 법정 균분상속을 가정했을 경우 조 부회장 납부세액이 900억 원 정도입니다.
공시내용을 종합하면 조 부회장이 효성중공업 지분 매각으로 현재까지 확보한 현금은 700억원 가량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화학 지분도 6.16% 보유하고 있는데요. 마찬가지 이유로 이 중 절반가량은 매각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시가로 70억 원 가량입니다.
<앵커>
일종의 오버행 이슈인데 그래서인지 주가가 최근 하락 횡보하는 것 같습니다.
조현준 회장은 조현상 부회장 계열 회사 지분을 갖고 있진 않나요.
<기자>
상장사 중엔 없습니다. 조현상 부회장도 이외 조현준 회장 계열로 남는 상장사 지분을 갖고 있는 건 없습니다.
<앵커>
효성화학 지분만 정리되면 계열분리를 위한 밑 작업은 어느 정도 끝난다고 볼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 다음 절차로 인적분할이 있습니다.
조 회장과 부회장의 효성 지분율이 각각 21.94%, 21.42%입니다.
인적분할을 하게 되면 신설지주 지분율도 이 비율대로 갖게 됩니다.
계열분리를 마무리 하려면 조 회장이 갖고 있는 동생네 회사(신설지주) 지분과 조 부회장이 갖고 있는 형네 회사(존속지주 효성) 지분을 바꿔야 합니다.
회사 가치가 8:2정도로 차이나기 때문에 조 회장이 부회장에게 현금 얹어 주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인적분할 절차는 어느정도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우선 신설지주사 이름을 HS효성으로 확정했고요.
다음달 14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7월 두 개 지주사 체제로 가는 일정입니다.
존속지주사 효성의 자사주도 일부는 소각하고 일부는 대한항공에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주주가치를 높이고 협력 파트너를 확보한다는 취지고요.
동시에 인적분할시 자사주 의결권이 살아나는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으로 대주주만 혜택을 받는다는 비판도 원천 차단하게 됐습니다.
<앵커>
조석래 명예회장이 갖고 있던 지분은 누가 얼마나 나눠가질지 정리가 됐나요.
<기자>
조석래 명예회장의 유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효성 지분 약 10% 비롯해 중공업, 화학 등 조 명예회장이 갖고 있던 주요계열사 지분이 누구에게 얼마만큼 갈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의 승계구도가 오래 전부터 준비돼온 것인 만큼 법정균분 상속 보다는 사전 교통정리를 한 대로 상속이 이뤄지지 않을까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의 유류분 청구 소송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조 전 부사장은 부친 빈소의 유족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었는데요. 의절을 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보장되는 상속분만큼 상속되지 않을 것이란 겁니다.
다만 조 전 부사장이 이겨 지분을 상속받더라도 다른 형제들과 지분율 차이가 커 경영권 승계에 영향을 미치진 못할 전망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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