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사전청약, 결국 폐지…무주택자 또 혼란

성낙윤 기자

입력 2024-05-14 17:29   수정 2024-05-14 17:29

    <앵커>

    잇따른 입주 지연 사태로 논란을 빚었던 아파트 사전청약제도가 3년여 만에 없어집니다.

    정권 때마다 부활과 폐지를 반복하는 정책 탓에 무주택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습니다.

    성낙윤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서구에 위치한 한 공터.

    내년 입주를 목표로 2년 전에 사전청약을 받은 아파트 부지입니다.

    하지만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업 자체가 아예 취소됐습니다.

    이렇게 사전청약을 받은 아파트에서 문제가 잇따르자 정부가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사전청약은 본 청약 보다 1~2년 정도 앞서 시행하는 것으로 과거 MB정부 때 처음 생겼습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없어졌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수요 분산을 목적으로 부활했습니다.

    사전청약이 3년여 만에 다시 폐지된 것은 주택 경기 악화와 공사비 급등으로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최종 입주까지 5~6년씩 걸리는 만큼 내 집 마련의 꿈이 희망고문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발생한 겁니다.

    기존 일정에 맞춰 대출을 받거나 전월세 계약을 맺었던 당첨자들의 피해도 속출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가을 본 청약이 예정됐던 8개 단지 중 7개 단지, 5,600여 가구가 일정이 지연됐습니다.

    [서진형 /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사전 청약 제도의 폐지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갖고 청약을 하고 계약을 하다 보니까 나중에 본 청약으로 진행될 때 근본적인 분쟁의 근원을 안고 있는 거죠.]

    문제는 정권 때마다 오락가락하는 정책 탓에 무주택자들의 혼란만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슷한 내용의 제도가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면서 '내 집 마련' 전략을 세우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겁니다.

    [박지민 / 월용청약연구소 대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사결정, 평생 살면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인 거주에 대한 문제는 어느 정도 확정된 상태에서 정책적인 지원이 돼야한다고 봅니다.]

    윤석열 정부도 올해 공공주택 1만 가구를 사전청약으로 공급한다고 밝혔지만 제도가 사라지면서 빈말로 그치게 됐습니다.

    한국경제TV 성낙윤입니다.


    영상취재 김성오, 영상편집 권슬기, CG 서조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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