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있는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난 화재가 자정을 넘겨 16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16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20분께 시작된 불은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비가 오는데도 이날 0시 기준까지 꺼지지 않고 있다.
불은 지하 3층 음식물 쓰레기의 악취를 처리하는 탈취 설비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발생 지점이 지하여서 소방관들이 산소통을 메고 현장을 오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건물 내부에 플라스틱 같은 재활용품이 많아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약 40분만에 대응 1단계(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를 발령해 계속해서 화재를 진압 중이다.
불이 나자 건물에 있던 직원 및 관계자 33명은 스스로 대피했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불로 서울교통공사는 오전 9시 58분부터 11시 3분까지 지하철 2호선 용두역 상하행선 열차를 무정차 통과시켰다. 사건 발생 지점 인근인 용두역 4번 출구는 임시 폐쇄된 상태다.
성동구청과 동대문구청은 '화재로 연기 등 배출물질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주민들은 창문을 닫고 외출을 자제하기 바란다'는 내용의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불이 난 동대문환경개발공사는 주민들이 산책로로 이용하는 용두공원에 맞붙어 있다.
평소라면 주민들의 쉼터가 되어 줄 공원은 화재로 인해 주변을 빼곡하게 메운 소방차와 경찰차로 둘러싸여 있었다.
인근 주민들은 매캐하게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와 쓰레기 타는 냄새에 불안감을 호소했다.
주민 이모(56) 씨는 "오전에는 불길이 치솟았고, 오후부터는 새까만 연기가 계속 나오는데 너무 무섭다"며 "센터 옆에 있는 공원에 자주 산책하러 갔었는데, 어떤 경위로 불이 났고 왜 아직도 불이 안 꺼지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에 사는 주민 송모(54) 씨도 "불이 나서 배출물질이 나온다며 창문을 닫으라고 아파트 안내방송을 했다"며 "어차피 비가 와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지만, 창문을 닫아도 집 안에 냄새가 가득 차 집에서도 마스크를 썼다"고 했다.
인근 편의점에서 일하는 이모(44) 씨는 "하루종일 손님들이 문을 여닫으며 왔다 갔다 해서 매캐한 냄새가 가게 안에 고였다"며 "마스크를 써도 냄새 때문에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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