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에 배당 계획 없지 않아"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사상초유의 재무위기를 맡고 있는 가운데 전기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철 사장은 2027년 말까지 한전 누적 영업적자 43조원을 회수하고 사채발행배수를 현 5배에서 2배 이내 준수라는 중책을 안고 있다.
한전은 2021~2023년 누적적자 43조 원으로 인해 연결 기준 총부채는 202조원까지 불어난 상태다. 그동안 정부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올해 하반기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김 사장은 16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최소한의 전기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필요함을 정부 당국에 간곡히 호소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요금인상폭에 대해서는 김 사장은 "구체적인 전기 요금 인상 수준은 정부와 협의에 있어 숫자를 말해주지 못한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해 10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사장은 "1킬로와트시(KWh)당 25.9원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은 정부의 승인이 필요해 한전 자체적인 권한이 없다. 즉 전기 요금 인상의 난관은 정부 승인이라는 의미다. 최근 한전은 희망퇴직 등 각종 비용 절감 계획을 추진 중이나 올 들어서도 원가 이하에 파는 상황이 이어지는 중이다.
김 사장은 "올해도 부하차단제도 도입, 연료세제 인하 등 4조 1,000억원의 구입전력비 절감 목표 중 절반을 달성했다"며 "한전 임직원 임금반납과 희망퇴직 등 경영 전반의 고강도 자구책도 계속 이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전 재무악화가 이어지면 기자재·공사 발주 감소, 설비투자 최소화 등으로 협력회사 경영악화로 이어져 전력 생태계가 동반 부실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는 "OECD 국가 중 한국은 최저 수준의 전기 요금을 유지했다"며 "만약 요금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전·고장 예방을 위한 필수 전력설비 투자에 소요되는 재원조달은 더욱 막막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기요금 차등제와 관련해 김 사장은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이라며 "지역별 한계 요금제가 먼저 구매 단계에서 시행되는 게 맞고 현재 산업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이런 내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고,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에 대한 법적 근거를 담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외에도 전기사업법 개정 등 규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으로 올해 배당금 지급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누적 적자를 해소해야 배당이 가능하겠지만 누적 적자 상황에서도 흑자가 나면 배당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며 "정부와 협의를 통해 배당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한전은 올 1분기 매출 23조 2,927억원, 영업이익 1조 2,993억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10월 인상을 가정했을 때 영업이익은 올해 6조9,000억원, 내년 10조100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만약 올해 중으로 요금 인상이 없다면, 영업이익은 올해 5조 5,000억원, 내년은 4조 6,000억원으로 재무구조 개선만 아니라 발전원, 송배전 등에 투자가 어려울 것으로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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