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한 기업이 세계 최초 유전자변형(GM) 밀의 보급 및 생산 확대를 위해 종자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스페인 소재 비영리단체(NGO) '그레인'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업체 '비오세레스'(바이오세레스·Bioceres)는 자회사 비오세레스 크롭 설루션스를 통해 유전자변형 밀 종자 판매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페데리코 트루코 비오세레스 CEO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아르헨티나 농산물 회사와 계약해 (유전자변형 밀) 종자를 배포하고 있다"며 "소수 농가에서 수년간 시험 재배를 거친 후에 이뤄진 절차"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품종명 'HB4'로 알려진 이 유전자변형 밀은 적은 물로도 잘 자라는 해바라기의 유전자를 활용했기 때문에 가뭄에도 잘 견디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비오세레스 측은 설명한다.
비오세레스는 홈페이지에 "HB4는 기존 밀보다 21% 더 많은 수확량을 보인다"며 "고질적인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현재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남미 이웃 나라인 브라질과 파라과이가 HB4의 국내 경작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밀이 빵과 파스타 등 서구식 식단 구성에 필수 재료인 만큼, 다른 곡물과 달리 더 엄격한 기준에 따라 경작이나 가공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HB4의 경우 안전성 연구 미비와 환경 훼손 논란 등 주장도 제기된 상황이어서, 논란은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NGO 그레인은 지난 1월 유엔에 보낸 '가뭄과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변형 밀에 대한 개입 요청'이라는 제목의 14페이지 분량 문서(스페인어판 기준)에서 "비오세레스의 유전자변형 밀에 대한 무해성을 입증하는 신뢰할 만한 독립적인 연구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실제 생산성이 높다는 주장 역시 의문투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레인은 독성 제초제인 글루포시네이트 암모늄에 견딜 수 있도록 변형된 HB4가 되레 제초제 사용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경고하며, "자칫 우리는 잔류 농약이 섞인 밀가루를 먹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레인 활동가들은 유전자변형 밀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평가가 없다는 사실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유엔에서 개입해 HB4 재배와 거래를 차단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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