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병원 전임의 10자리 중 7자리 찼다

입력 2024-05-17 06:15  


교수를 도우며 세부 진료과목을 진료하는 전임의 계약률이 '빅5' 병원에서 7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30%대까지 떨어졌던 것이 갑절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법원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각하 결정으로 정부의 의료개혁에 한층 힘이 붙은 상황에서 이탈 전공의 복귀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보건복지부가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성모·삼성서울병원 등 '빅5' 병원을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 계약대상 전임의 중 계약한 비율(전임의 계약률)은 지난 13일을 70.1%를 기록하며 이번 의정 갈등 상황에서 처음으로 70%대를 넘어섰다.

계약대상자 1천212명 중 850명이 계약한 것으로, 14일에 3명 더 늘어 계약률이 70.4%로 올랐다.

지난 2월말 시작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과 의료현장 이탈 상황에 전임의들이 동참하며 빅5 병원의 전임의 계약률은 지난 2월 29일 33.9%에 그쳤지만, 이후 조금씩 높아져 2배 이상이 됐다.

100개 주요 수련병원의 계약률은 지난 14일 기준 67.3%(2천786명 중 1천876명)로 빅5보다는 조금 낮지만, 70%에 가까워지고 있다.

'전임의'는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병원에서 연구하면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로, 흔히 펠로나 임상강사로 불린다. 주로 1년 단위로 병원과 계약을 맺고, 병원들은 정원을 정해 전임의 수를 관리한다.

계약률이 높아지는 것은 공보의가 소집해제되고 군의관이 전역하면서 전임의 계약을 맺는 사례가 늘어난 데다, 의대 증원에 항의하며 병원을 떠났던 전임의들의 복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임의들은 의대 교수가 되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부가 지역 거점 국립대의 의대 교수를 1천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도 복귀 동력의 하나로 꼽힌다.

전임의 계약률은 법원이 전날 의료계가 제기한 의대 증원·배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한 것을 계기로 더 높아질 수 있다.

전임의의 계약률 상승은 특히 법원의 결정과 맞물려 이탈 전공의의 복귀 흐름을 이끌며 의료 정상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이미 최근 들어 전공의 일부가 복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14일 하루 동안 복귀한 전공의는 30여명이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전임의 계약률이 상승한다는 것은 복귀할 (의사가 있는) 사람은 복귀를 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정부가 전공의들의 빠른 복귀를 돕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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