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이 법원 판단의 관문을 넘어 최종 확정에 다가가면서 학원가에서는 내년도 입시에서 의대 등 상위권 대학 및 학과 진학을 위한 반수 등록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2024학년도 의대 정원은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를 제외한 전국 39개 의대 기준으로 3천18명인데, 2025학년도에는 이보다 1천469명 늘어난 4천487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는 전체 정원의 50% 정도가 늘어난 것이다.
앞서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는 의료계가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배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각하'와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의료계는 대법원에 재항고할 방침이지만,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사실상 내년도 의대 증원은 확정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상위권 학과인 의대 증원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내년도 의대 합격선은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덩달아 다른 상위권 대학 대부분의 학과 합격선 또한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곽용호 강남하이퍼학원 의대관 원장은 전년보다 상위권 대학 재학생들의 반수 문의가 30%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특히 '동맹휴학' 중인 의대생 중 지방 의대의 저학년생 일부가 최근 서울 학원에서 반수반에 등록하고 입시 공부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치동 의대 전문 재수학원의 A원장은 "지방 의대생들의 문의가 작년보다 많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의대 커트라인은 분명히 모두 하락할 텐데, 이들은 이미 좋은 내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2024학년도와 같은 수능 점수라면 더 좋은 학교에 갈 수 있어 준비가 수월한 편"이라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도 "2022학년도에 전국 의대에서 203명(지방권 149명)이 학교를 그만뒀다"며 "상위권 의대로 이동하는 흐름이 거세짐에 따라 의대 자퇴 규모가 200여명을 훌쩍 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에는 반수생이 올해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는 대학들의 자율적인 조정으로 늘어나는 의대 모집인원이 1천500명 안팎이지만, 내년부터 의대 증원분이 2천명에 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수 대열 합류는 조만간 대학별 모집요강이 확정되고, 다음 달 각 대학의 1학기가 마무리되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치동의 한 입시컨설팅업체 대표는 "대치동 학원에서는 6월 기말고사가 끝난 대학생들을 타킷으로 재수생반을 다양하게 만들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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