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기후 관련 정부 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독일은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온실가스 감축 프로그램을 강화하라는 법원 판결을 법률 개정으로 피해가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18일 오전(현지시간) 기후운동단체 '마지막 세대' 활동가 6명이 뮌헨공항 활주로와 연결된 유도로를 2시간여 동안 점거했다고 ZDF 방송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들은 보안 펜스를 절단하고 공항 안으로 들어간 뒤 아스팔트 바닥에 접착제로 자신들의 손을 붙인 채 농성을 벌였다. 활동가 2명은 유도로에 진입하지 못하고 펜스 인근에서 체포됐다.
이에 항공편 60여 편이 취소되고 뮌헨 도착편 일부는 인근 다른 공항으로 회항했다.
단체는 항공기 운항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독일 전체 배출량의 거의 10%를 차지한다며 유류세 감면 등 항공업계 보조금을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이 외에 베를린의 경제·기후보호부 청사 인근 공원에서도 기후활동가 5명이 농성캠프를 차리고 길게는 두 달 넘게 시위 중이다.
지난 3월7일 농성 텐트가 설치된 이후 활동가들이 속속 합류했다. 생물학자인 61세 활동가는 지난 15일 심장에 이상을 느껴 입원한 뒤 생명이 위험하다는 진단을 받고 31일 만인 18일 단식을 중단했다.
이들은 올라프 숄츠 총리에게 기후재앙으로 인류 문명의 존속이 심각한 위험에 처했으며 기후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하라고 요구 중이다.
독일 정부는 기후보호법에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에 비해 65% 줄이고 2045년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한다고 정해놨다.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보다 10.1% 감소하자 2030년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온실가스 감축은 정부의 기후보호 정책이 아닌 경기침체 덕을 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독일 법원은 지난해 11월 온실가스 배출량 허용치를 초과한 교통·건축물 부문 감축 조치를 즉각 이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정부는 기후보호법을 개정해 온실가스 부문별 관리를 폐지하기로 했다. 교통·건축물 부문이 감축 목표를 채우지 못하더라도 산업 등 다른 부문과 상쇄시키겠다는 것이다.
소송을 낸 환경단체 독일환경보호(DUH)는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미래 시대에 전가해선 안 된다는 2021년 헌법재판소 결정을 근거로 들어 기후보호법 개정안이 위헌이라며 대통령에게 법안에 서명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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