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여름 강세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주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실적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 내용이 증시 랠리에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19일(현지시간) "또다시 미 경제에 악재인 뉴스가 증시에는 호재가 되고, 경제에 호재는 증시에 악재가 되고 있다"면서 엔비디아 실적, 미 경기 둔화, 증시 과열에 따른 금리 인상론 대두 가능성 등을 주의할 부분으로 꼽았다.
지난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종가 기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처음으로 5,300선을 돌파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최초로 40,000선을 넘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세가 소폭 둔화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되살아난 반면 제조업 생산 부진 등 경기 둔화 지표도 연이어 나온 만큼, 지난주 증시 강세를 보면 '서머 랠리'가 거의 필연적으로 보인다는 게 마켓워치 평가다.
경제가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은 이른바 '골디락스' 상태로 진입하면 주식·채권·원자재·가상화폐 등 대다수 자산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기준금리가 결국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 속에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대형 기관들이 장기채 자금 투입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고, 증시 강세론자인 BMO캐피털마켓츠의 브라이언 벨스키는 연말 S&P 500 목표가로 5,600을 제시하기도 했다.
마켓워치는 그러면서도 월가 투자기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2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 등이 증시에 최대 위험으로 꼽혔다고 전했다.
엔비디아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0% 늘어난 2천45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최근 실적 발표 당시 시장 반응을 감안하면 엔비디아 실적이 호재로 작용하려면 전망치를 유의미하게 넘어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인터랙티브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엔비디아 제품 수요에 둔화 징후가 보인다면 시장 전반에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엔비디아가 시장 전망을 넘어서고 가이던스(실적 예상치)를 올린 뒤 그마저도 상회하는 흐름을 계속하면 AI 붐이 이어질 수 있겠지만 조금이라도 약세 조짐이 있을 경우 시장 전반에 악재가 될 것으로 봤다.
이뿐만 아니라 마켓워치는 지난주 소매 판매·실업 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가운데, 증시에서는 아직 경기 둔화 지표를 금리 인하 신호로 받아들여 호재로 보고 있지만 그러한 인식이 바뀔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세븐리포트리서치의 톰 에사예는 "지표상으로 여전히 경제가 연착륙을 향하고 있지만 지난달 경착륙 위험이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치 2%를 상회하는 가운데, 주식·채권 가격 상승 시 자산 효과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해질 경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에 나올 연준의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도 증시에 영향을 끼칠 변수로 꼽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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