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 이어지면서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5개월 만에 '비관적'으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4로 전월보다 2.3포인트(p) 하락했다.
CCSI는 지난 1∼4월 내내 100선을 웃돌다가, 이달 들어 100 아래로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4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생활형편전망(92), 가계수입전망(97), 향후경기전망(79)은 전월 대비 2p씩, 현재생활형편(88), 소비지출전망(109), 현재경기판단(67)은 1p씩 내렸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수출이 좋았음에도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와 높은 수준에서 계속되면서, 이달 소비자 심리가 더 악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과 유가가 올랐던 것이 이번 달 조사에 반영된 영향도 있다"며 "조사 기간 이후 환율과 유가가 하락 안정됐는데, 이는 다음 조사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1%p 오른 3.2%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1∼2월 3.0%에서 3월 3.2%로 올랐다가 4월 3.1%로 하락하는 등 3%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황 팀장은 기대인플레이션율 상승에 대해 "체감물가가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더 높게 형성돼있다"며 "농산물과 공공요금 등 인상 요인도 많이 남아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미국 정책금리 인하 지연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4p 오른 104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웃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과 같은 101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하락을 예상하는 비중보다 크면 100을 상회한다.
고금리 부담에도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 전환 기대 등이 작용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이달 7∼14일 전국 2천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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