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 뗀 최저임금 심의…시작부터 '차등 적용' 신경전

전민정 기자

입력 2024-05-21 17:35   수정 2024-05-21 17:35

    <앵커>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심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1만원대에 올라설지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오늘 열린 첫 전원회의에 노사는 '임금 수준' 뿐만 아니라 '업종별 구분'을 둘러싸고 초반부터 양보 없는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결정된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860원. 인상률은 2.5%로 역대 두 번째로 낮았습니다.

    올해 최저임금은 140원, 약 1.4%만 올라도 1만원 문턱을 처음으로 넘게 됩니다.

    사상 최초 최저임금 '1만원대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첫 심의부터 '업종별 차등적용'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류기정 /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 최저임금의 일률적 적용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더 가중된 하나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오는 9월 필리핀 가사관리사 도입을 앞두고 경영계는 돌봄 서비스업에 대한 최저임금 구분을 논의의 새 화두로 꺼내들었습니다.

    [이명로 /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 : 올해는 최근에 이슈가 된 가사서비스업을 포함해 깊이 있고 세부적인 논의를 통해 지불능력 취약 업종에 대해서는 구분 적용이 되길 희망합니다.]

    하지만 노동계는 근로자위원에 돌봄 노동자 대표들을 포함시키며 배수진을 친 상황.

    [류기섭 / 한국노총 사무총장 : 최저임금을 더 이상 차별의 수단으로 악용하지 말길 바랍니다. 시대와 맞지 않는 업종별 차별적용 등 차별조항에 대해 이제는 최저임금위원회가 바로잡아야 할 때입니다.]

    노사는 아직 원하는 임금 수준이 담긴 최초요구안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라는 같은 경제상황을 놓고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인상 폭'을 둘러싼 치열한 대립을 예고했습니다.

    노동계는 내수를 살려 경제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물가 상승과 실질임금 하락을 감안한 큰 폭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경영계는 재료비·인건비 상승과 이자부담에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조차 감당하지 못하게 됐다며 '동결' 요구 쪽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앞으로 3년간 최임위를 이끌게 될 이인재 위원장은 "노사가 최대한 이견을 좁히도록 해 합의를 형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시작부터 팽팽한 노사간 기싸움에 합의까지는 험로가 예상됩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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