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의 스마트폰에 비밀번호를 입력해 몰래 내용을 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이 1심의 결과를 뒤집고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김용중 김지선 소병진 부장판사)는 최근 전자기록 등 내용탐지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1심의 벌금형 선고유예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12월 B씨의 휴대전화에 비밀번호를 몰래 입력해 그의 전 여자친구의 연락처와 동영상을 본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열람하게 된 경위, 그간 관계를 고려하면 사회상규상 허용되는 정당행위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승낙 없이 내용을 열람한 것은 맞지만, 전후 맥락을 고려하면 정당한 행위로 볼 수 있어 위법성이 조각된다(사라진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A씨가 전 남자친구인 피해자 B씨의 휴대전화에 비밀번호를 입력해 내용을 보다가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 것을 알게 됐고, 이에 B씨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사과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당시 B씨가 A씨에게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 둘 사이 다른 여자 문제 등 갈등이 있어 A씨로서는 B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볼 정황들이 있었다는 점도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B씨의 불법으로 의심되는 행위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도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앞서 1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되,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벌금 3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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