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 황의조(31·알라니아스포르)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형수에게 검찰이 징역 4년을 선고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검찰은 22일 서울고법 형사14-1부(박혜선 오영상 임종효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황씨 형수 A씨의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 사건에서 1심 형량보다 1년 많은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사는 "피해자(황의조)와 합의했지만 여전히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달라는 2차 피해자가 많다"며 "피고인의 행위는 향후 어떤 피해가 나타날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심대해 원심의 선고는 낮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자신이 황씨의 전 연인이라며 황씨와 여성들의 사적인 사진·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고, 황씨가 다수 여성과 관계를 맺고 피해를 줬다고 주장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같은 해 12월 8일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됐다.
A씨는 황씨에게 '풀리면 재밌을 것이다', '기대하라'며 촬영물을 유포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1심 재판에서 해킹당했다며 혐의를 부인하다가, 올해 2월 20일 범행을 모두 자백하는 자필 반성문을 재판부에 냈다.
A씨는 "제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며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자분들께 큰 고통을 준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앞으로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평생 피해자분들께 사죄드리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했다.
황씨의 촬영으로 피해를 본 여성 측 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이날 법정에서 "디지털 범죄 피해자는 평생 불안 속에 살아야 하는데, 그 아버지는 뒤늦게 피해 사실을 알고 뇌출혈로 쓰러지기도 했다"며 "용서받지 못한 피고인에게 이 이상의 선처를 하지 말아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경찰은 해당 사건 수사 중 황씨의 불법촬영 정황을 포착해 피의자로 전환하고 지난 2월 8일 그를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의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A씨가 스스로 한 진술에는 황의조가 불법 촬영을 한 거로 의심되는 영상이 있다는 내용이 있다"며 "검찰은 송치 후 3∼4개월 동안 특별한 이유가 없이 기소를 안 하는데 빨리 결정해 주기를 간절히 읍소한다"고 했다.
A씨의 항소심 선고 결과는 내달 26일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