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 여파로 인한 의료공백이 3개월을 넘긴 가운데,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복귀를 위해 낮은 진찰료부터 개정하자는 의료계 제언이 나왔다.
홍승봉 대한뇌전증센터학회 회장(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은 27일 "비상사태에 처한 한국 의료를 구하기 위해서는 낮은 진찰료와 본인부담금 조정에 대한 사회적 대합의로 의대생과 전공의를 학교와 병원으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문제는 한국의 내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의 너무 낮은 진찰료"라고 짚은 뒤 미국의 사례를 들어 진찰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1년에 약 3만7천명의 전공의를 모집해 한국의 3천130명의 12배에 달하고, 이들이 전공의 정원은 인구 대비로 봐도 한국의 1.8배"라며 "미국에서 많은 의사가 생존할 수 있는 이유는 한국보다 10배 높은 진찰료와 30∼50분에 달하는 긴 진찰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의사는 하루에 환자 10명을 검사 없이 진찰만 해도 생존할 수 있지만, 한국의 내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하루에 환자 50명만 진찰하면 파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입학하는 의대생이 의사가 되는 2031년부터 2035년까지 매년 진찰료를 2천원씩 5년 동안 1만원을 인상하는 방식을 검토해볼 만하다고고 제안했다.
필수의료를 집중적으로 올리고 진료과목에 따라 차등 적용하면 1년에 약 3조원 예산으로 가능하다는 게 홍 회장의 추산이다. 진찰료 인상분 1만원 중 5천원을 환자가 부담한다면 1조5천억원만 더 부담하면 된다.
그는 이러한 진찰료 개정안을 제시한 뒤 "전공의와 의대생은 정부와 국민들에게 미래의 진찰료 1만원 순증 또는 전문의 상담료의 신설을 요구하고 빨리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한국 의료의 궁극적인 책임은 의료를 잠시 관리하는 정부가 아니고, 죽을 때까지 의업을 하는 의사들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귀가 늦을수록 한국 의료는 더 퇴보하고 그 피해는 결국 의사들의 가족을 포함한 모든 국민, 의대생, 전공의 및 함께 일하던 병원의 비의사 동료들에게 돌아간다"며 "수많은 중증 환자가 수술받지 못하고 있어 환자와 가족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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