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나사(NASA), 우주항공청이 문을 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우주개발에 나선 건데요.
오늘 취재현장은 우주개발 산업과 기업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산업1부 고영욱 기자 나와 있습니다.
고 기자, 우주항공청 개청 직전에 현장취재 갔었죠. 어땠나요.
<기자>
한국판 나사, 우주항공청이 어제 문을 열었습니다.
지난주 우주항공청 개청 준비상황 취재차 경남 사천에 직접 갔을 때만 해도 개조작업으로 먼지가 풀풀 날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이 당시 모습입니다. 좀 어수선하죠. 심지어 우주항공청이라고 쓰인 현판도 안 걸려 있었습니다. 임시안내표지 정도만 볼 수 있었는데요.
지난 22일 현판을 걸더니 27일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다만 아직 완벽한 상태는 아닙니다. 주차장이나 편의시설 등은 차근차근 갖춰나갈 계획이고요.
직원 정원이 293명인데 우선 110명으로 출발했습니다. 채용은 계속 진행합니다. 앞서 채용경쟁률이 16대 1에 달했던 만큼 정원을 채우는 데는 문제없어 보입니다.
<앵커>
이미 결정된 사항입니다만 우주항공청, 왜 사천인가에 대한 설명이 충분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현장에 가니 답이 나오던가요.
<기자>
우주항공청 설립 근거인 우주항공청 특별법은 우주항공청을 어디에 둘 건지 못 박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입지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는데요.
일단 우주항공청 바로 인근에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있고요. 협력업체들이 모여 산업단지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멀지 않은 창원에 있습니다.
또 사천공항이 있고 차로 약 15분 거리에 KTX 진주역이 있습니다. 바닷가인 만큼 항구도 있고요. 운행 횟수를 더 늘리면 교통 인프라도 괜찮은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우주연구를 주도해도 기관들이 몰려있는 대전이냐 산업기반이 있는 사천이냐 였는데.
결국 우주항공청이 지향하는 바는 민간주도 우주개발이고요. 그래서 산업 육성 메시지를 담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민간주도 우주개발, 뉴스페이스라고도 하죠. 지금 우리나라는 어디쯤 와있다고 볼 수 있나요.
<기자>
우리나라가 우주개발에 뛰어든 게 1990년 대 초입니다. 우주 선진국보다 30~40년 늦습니다.
그럼에도 인공위성과 발사체 기술을 동시에 가진 세계 7번째 국가입니다.
이 과정을 정부와 국책 연구기관들이 주도했습니다. 이른바 올드스페이스죠.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우주사업은 실패비용이 매우 큽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우주항공 기술수준이 미국의 절반(55%)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정부도 독자기술을 갖추기 위한 검증과정에서 수없이 실패를 거듭하는데 민간자본이 뛰어들기 힘든 분야인 거죠.
우리나라는 현재 올드스페이스에서 뉴스페이스로 가는 길목에 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고요.
우주항공청은 앞으로 차세대발사체 개발과 달 탐사 등 도전적 임무 수행할 계획입니다.
이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식해 진정한 뉴스페이스 시대를 연다는 목표입니다. 2045년 세계시장점유율 10%, 약 420조 원을 벌어들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앵커>
뉴스페이스로 가기 위한 걸림돌이 비용문제라는 얘기군요. 다시 말해 우주산업을 육성하려면 저비용 구조로 가야한다는 의미로 들립니다.
<기자>
맞습니다. 윤영빈 초대 우주항공청장도 우주산업 육성 전략의 핵심은 저비용 구조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업계 안팎에서 거론되는 방법 중 하나가 우주발사체 반복 발사와 위성 양산입니다.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인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반복발사를 통해 발사체 기술을 고도화하고 재사용 기술과 부품양산 생태계를 갖춰 발사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습니다.
로켓을 그냥 쏠 순 없고 손님이 필요했는데 그게 스타링크 초소형 위성인거고요. 지금 지구 저궤도에 4천기가 넘는 스타링크 위성이 쏘아져 있습니다.
이런 구조를 만들었더니 돈이 됩니다. 지난해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 위성통신 서비스 매출을 합쳐 11조4천억 원, 영업이익 3조9천억 원입니다.
<앵커>
우리기업들 중에는 어떤 기업이 비슷한 모델일까요.
<기자>
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스페이스X를 따라잡겠다며 비슷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2050년 매출 40조원, 세계 7위 목표입니다.
로켓분야에선 차세대발사체 사업을 건너뛰고 상업성이 높은 재사용발사체 개발로 방향을 틀었고요.
국내 최초 액체로켓(KSR-3) 추진기관 기술을 확보한 현대로템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외부협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위성제작은 사용자 요구사항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는데요. 양산체계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이번에 사천 KAI 공장도 현장취재 했는데요. 거대한 우주환경 실험실부터 국내 민간업체로는 최초로 총괄제작주관을 맡고 있는 차세대 중형위성도 볼 수 있었습니다.
[김영철/한국항공우주산업 위성체계1팀 책임 : 우주종합 AIT시설은 정지궤도와 저궤도 위성을 조립 및 시험할 수 있는 시설로서 국내에서는 최초로 보유한 대규모 시설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도재휘/한국항공우주산업 우주사업개발팀장 : 최근에 일론 머스크가 발리에 가서 스타링크 서비스를 오픈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면에서 민간 위성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카이는) 소형 위성 같은 경우에는 동시에 20기정도 만들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고요. 대형 위성 급까지 만들 수 있는 곳은 카이가 유일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우주산업의 큰 축인 발사체와 위성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마지막으로 또 지켜볼 기업들과 이벤트에 대해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우선 위성분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인수된 세트렉아이가 있고요. 이외에 AP위성, 컨텍 등이 상장사입니다.
발사체 쪽은 민간 로켓 발사에 국내최초로 성공한 이노스페이스가 IPO절차에 돌입합니다.
세계로 시야를 넓히면 다음 달 아마존이 위성을 발사하고요. 여름께 스페이스X가 민간인 우주 유영 프로젝트(폴라리스 던)를 진행합니다.
중장기적으로 달 탐사도 비즈니스의 영역에 들어왔습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 39개국이 참가하고 있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달에는 헬륨-3가 100만 톤 매장된 걸로 추정되는데요. 전 세계 인구가 1만년 동안 쓸 수 있는 전기를 만들 수 있는 양입니다.
<앵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산업1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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