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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삼성전자, 정말 새 시대 패권 놓칠까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신인규 기자

입력 2024-05-30 09:24  



한국 시가총액 1위 기업 삼성전자에 최근 좋지 않은 신호들이 연이어 감지됩니다. 모간스탠리는 아시아 AI 수혜주 추천목록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했고, 회사 내부적으로는 노조 파업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불거졌습니다. 관련해 살펴볼 부분들을 정리했습니다.

파업을 선언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예고한 행동일은 오는 6월 7일입니다. 파업 결정은 무기명 투표로 이뤄지지만, 파업을 할 때에는 난 자리가 보이게 됩니다. 그동안 실제 행동에 나선 적이 없던 조합원들이 주저없이 이날 파업에 돌입할지가 하나 살펴볼 부분입니다. 이번에 파업을 하기로 한 전삼노 조합원들의 수는 삼성전자 전체 근로자의 22% 수준입니다. 6월 6일 현충일을 낀 징검다리 연휴이기도 한 이날 분위기를 주시할 필요가 있겠지요.

노조는 기자회견에선 불성실한 사측의 태도를 파업의 이유로 꼽았지만, 실제 핵심인 성과 보상 체계가 바뀌게 될지가 근로자와 기업의 관점에서는 더 중요합니다.
삼성전자는 매년 초 초과이익성과급, OPI를 임직원에 지급해왔습니다. 그런데 OPI는 구조상 재원이 세후 영업이익에서 자본투자비용을 뺀 뒤 남은 돈으로 마련되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났더라도 회사가 투자 많이 했다면 성과급을 못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같은 불만이 앞서 일었던 하이닉스는 2021년에 성과급 지급 방식을 영업이익의 10%를 배분하는 식으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파업 이후 노사에 어떤 것이 남을지, 어떤 것이 변할지,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한국 경제의 한 축인 이 회사의 미래를 짐작할 가늠자가 될 겁니다.

투자 측면에서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본업에 대한 불안과 궤를 같이 합니다. AI 붐 속 반도체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인 고대역폭메모리, HBM을 삼성이 잘 못해나가고 있다는 우려지요. 삼성전자는 불안심리를 잠재우려 하지만, HBM 진척이나 3나노 공정 수율 문제 등 현재의 ‘디테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한동안은 신기술 발표나 로드맵을 내놓는다고 해도 시장의 신뢰가 예전같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최근 동네 북처럼 투자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가 AI 시대에 뒤처진 포트폴리오를 가진 기업은 아닙니다. 삼성전자에 있어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최근 삼성전자가 기술과 점유율 모두 세계 1위를 확고히 한 낸드플래시 업계에 AI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조사 데이터가 나왔습니다. 지난 1분기 세계 낸드플래시 매출이 약 20조원으로 집계됐고요. 2분기 매출도 분기비 1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내용입니다. 낸드플래시는 삼성이 36% 넘는 점유율로 세계 1위고 그 다음이 점유율 22%의 SK하이닉스, 그리고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들이 각각 10%대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2분기에 낸드 평균판매가격도 15% 오를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같은 전망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HBM 열풍을 이끌어낸 AI 추론 시장이 발전하고 기업들이 AI로 가게 되면 필요한 서버 저장장치 시장 수요가 예상보다 좋고, 여기에 들어가는 부품인 고용량 낸드플래시인 기업용 SSD, 개인용 대비 소비전력 덜한 eSSD 매출이 예상보다 높아지게 된다는 겁니다. 키움증권은 하반기 업황 전망을 통해 올해 eSSD 수요가 전년 대비 44%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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