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죄'…대선 판도 바뀌면 이 종목이 간다 [엔터프라이스]

정호진 기자

입력 2024-05-31 14:55   수정 2024-05-31 14:55

    <기자>
    "트럼프가 미국의 첫 범죄자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막음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 받자, 뉴욕타임스, 로이터 등 외신들은 일제히 이 같이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당사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의 결백을 주장하며, "진짜 판결은 11월에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여기서 11월은 미국의 대선을 뜻합니다. 대선까지 채 6개월이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팽팽했던 대선 정국은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는데요. 이번 법원 판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레이스에 제동이 걸릴 것인지, 대선 판도가 바뀌면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미칠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뉴욕주 배심원단이 트럼프의 34개 혐의에 유죄 평결을 냈습니다. 최대 4년의 징역형까지 가능한데 실제 구속 가능성은 크지 않은데요. 정 기자, 이번 평결이 미국 대선 정국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우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46년생 개띠거든요. 상당히 고령이라는 점과 전과가 없고, 유력 대선 후보라는 점 등을 비춰볼 때 구속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또한 대선후보로 출마하는 데에도 법적 걸림돌은 없습니다. 출마 요건이 등록 직전 미국에서 14년 이상 거주한 35세 이상이면 되기 때문인데요.

    법적인 고비는 넘었어도, 표심에는 영향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물론 시련이 지지자들을 결집시킬 수도 있겠지만요. 미국 대통령 중 첫 형사 유죄 사례라는 점이 상징성이 큽니다. 시대가 변했다고는 하지만, 미국의 뿌리가 청교도 사상에 있기도 하고요.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판결을 가정한 여론조사도 진행됐었는데요. 유죄 판결이 지지율 격차에 6~8%포인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으면, 투표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10%를 넘기기도 했고요.

    그렇다고 마냥 비관적으로 볼 수 만도 없는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사조 같은 인물입니다. 과거 두 차례나 탄핵 위기를 거쳤고, 의사당 점거 사태도 겪었습니다. 여러 고난 속에서도 결국 또 대선 후보로 출마한 거잖아요. 과연 이번 고비도 극복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그런데 지금 미국 경제에 가장 큰 이슈는 '고물가'입니다. 트럼프가 바이든을 공격하는 가장 큰 지점도 이 부분인데, 어떤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3%대에 들어서긴 했지만, 2022년엔 9%대까지 치솟았었거든요. 연평균 상승률은 5.5%로 최근 8명의 대통령 가운데 지미 카터에 이어
    2번째로 높습니다. 현재 미국에선 유권자의 80%가 고물가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 과도한 정부 지출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려다 보니 화석 연료에 비해 비용이 비싸지고, 이게 식료품과 원료, 물류 등 전방위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것이죠.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는 그린 뉴딜을 파기하고, 화석 에너지를 비롯한 적극적인 에너지 개발을 공언했습니다. 또한 정부 지출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는데, 지난해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약 1.8조 달러로 2015년에 비해 3배 넘게 늘었거든요. 이걸 줄인다는 건 국채 발행이 줄어든다는 것이고, 이를 통해 장기 국채의 기간 프리미엄이 축소된다면, 향후 기준금리 역시 낮아질 가능성이 커지는 겁니다.

    물론 트럼프의 정책이 모두 물가 인하로 향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우선 보호무역을 강화할 경우, 수입재 가격이 늘면서 미국 물가가 오를 수 있고, 이민제한 정책의 경우에도 임금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은 물가 상승에 압력을 줄 수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앞서 살펴본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다소 우세하던 트럼프의 지지층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는 것 같은데요. 바이든이 재집권에 성공한다면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우선 크게 두 가지 축으로 나눠 보자면 'IRA'와 '친환경 에너지'일텐데요. 바이든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성과 가운데 바이든이 우수했던 지표가 고용, 일자리가 늘었다는 건데요. 여기에 IRA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IRA 제정 이후 1년 동안 8만 5천 개의 일자리가 창출됐거든요. 백악관에서도 이 정책의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힌 만큼, 친환경 자동차나 배터리 기업들에는 수혜가 기대되고요.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친환경 에너지와 탈탄소 정책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해당 업종에 대한 수혜가 점쳐지고 있습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 당선 직후 우리 증시에서 에너지 기업들이 가장 주목받기도 했고요.

    또한 두 후보 모두 미국 경기를 활성화 하겠다는 기조는 같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생산 비중이 높은 외국 기업에도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니까요.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 입장에선 기회가 이어질 수 있겠습니다.

    <앵커>
    정 기자, 오늘 소식 한 줄로 정리해 보면요?

    <기자>
    "살아남았다는 것, 강하다는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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