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재산 분할 판결에 SK 강세
화장품주 일제히 상승
사흘간 외인이 국내 주식을 3조 원 넘게 순매도한 가운데 코스피는 강보합에서 장을 마쳤다. 기관의 1조 원 넘는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외인의 대규모 순매도에 코스피는 빨간 불을 겨우 지켜내는 모습이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8포인트(0.04%) 상승한 2,636.52로 마감했다.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 투자자 홀로 1조 3,376억 원을 팔았고, 개인과 기관이 각각 2,829억 원과 1조 643억 원을 사며 매수 우위를 보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하면서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 3,808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SK 주가는 이틀 연속 강세를 보였다. SK(+11.45%)는 물론이고 우선주인 SK우(+29.96%) 모두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SK그룹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1조 원 넘는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가 부양이나 배당 확대 같은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편, 삼중고에 겹친 삼성전자는 주가 등락 없이 장을 마쳤다. 노조 파업과 HBM 테스트 실패, 기흥 캠퍼스 방사능 피폭 사실 등이 겹치며 주가 하락을 이어가던 삼성전자는 증권가의 목표가 상향과 한국 반도체 재고 물량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라 이날은 파란불을 켜내지 않았다.
이밖에 SK하이닉스(-3.32%), LG에너지솔루션(+0.91%), 현대차(-1.56%) 등 코스피 시총 상위 종목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민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보고 감사에 착수, 그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하이브는 1.96% 하락한 20만 원에 장을 마쳤다. 서울중앙지법이 전날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는 등 그룹 내 내홍이 마무리되지 않는 모양새를 보이자 주가가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K-뷰티의 글로벌 시장 내 저변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화장품주의 강세는 계속됐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전 거래일 대비 3.30% 오른 19만 4,200원에 거래 마감했다. 장중에는 20만 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같은 시각 애경산업(+4.56%), 한국콜마(+8.98%), 에이피알(+3.07%) 등 화장품 관련 종목들이 줄줄이 오름세를 보이며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99포인트(0.96%) 상승한 839.98에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177억 원과 206억 원 순매도한 가운데, 외국인이 2,469억 원 샀다.
에코프로비엠이 2.96% 상승하며 장을 마친 가운데 에코프로 역시 4.77% 오름세를 기록하며 마감했다. 최근 들어 반등하는 모양새를 보였던 HLB의 경우 0.49% 하락한 6만 1,200원에 거래 마감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일 장 마감 이후 MSCI 정기 리밸런싱이 진행된다"며 "다음 주 패시브 자금과 더불어 반도체 업종의 외국인 수급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양 시장의 거래대금은 24조 2천억 원으로 전 거래일(19조 6천억 원)보다 대폭 늘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1원 오른 1,384.5원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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