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미국산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것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러시아가 '핵무기'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미국 무기가 이미 러시아 공격 시도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분쟁에 얼마나 깊이 개입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도 텔레그램에서 "나토는 서방 무기의 러시아 영토 타격을 허용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거짓말하며 연막을 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고 비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유럽이 우크라이나 분쟁에 더 개입하면서 러시아와 전쟁 준비 중간 단계에 진입했다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발언에 동의한다면서 "실제로 전쟁을 지지하는 정서를 조장하는 노골적인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본토 공격 허용'에 대해 31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은 파괴적인 힘의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위협도 핵 엄포도 아니다"라며 "서방과의 군사 갈등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라 전개되고 있다. 오늘날 갈등이 마지막 단계로 이행되는 것을 아무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또 "러시아 영토에 장거리 무기를 '사용 승인'한 것으로 알려진 서방 국가들은 우리 영토를 공격하는 모든 군사 장비와 전문가들이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든, 다른 나라에서든 모두 파괴될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방은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사용도 오산할 수 있으나 이는 치명적 실수가 될 것"이라며 "러시아 대통령이 언급했듯 유럽 국가들은 인구 밀도가 매우 높다"고 위협했다.
러시아는 지난 21일부터 전술 핵무기 훈련을 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 항공우주군과 벨라루스 공군·방공부대가 합동훈련에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미국 매체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의 집중 공격을 받는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 방면 방어 목적에만 우크라이나군이 미국 무기로 러시아 영토에 반격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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