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마법' 원천 봉쇄…"인적분할시 자사주 신주배정 제한"

박승완 기자

입력 2024-06-03 12:00   수정 2024-06-03 12:40

금융위, 관련 시행령 등 개정안 입법예고


앞으로는 대주주 지배력 확대에 악용되는 '자사주 마법'이 제도상으로 금지된다. 인적분할 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 배정 제한을 통해서인데, 공시 규정을 강화하고 규제차익 해소도 함께 이뤄진다.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하 시행령 개정안) 및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하 규정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규정변경예고를 실시한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1월 30일 발표한 '주권상장법인 자기주식(이하 자사주) 제도개선방안'에 대한 후속조치다.

가장 큰 변화는 일반주주 권익 제고를 위해 인적분할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배정을 제한한 점이다. 자사주가 주주가치 제고가 아닌 대주주 지배력을 높이는 데 활용된다는 지적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자사주에 대해서는 의결권이나 배당권, 신주인수권 등 대부분의 주주권이 정지되지만 인적분할에 대해서는 법령 및 판례가 불명확해 자사주에 대한 신주 배정이 이뤄져 왔다. 다른 주주권과 달리 분할 만을 특별히 취급하는 건 국제 정합성에 맞지 않다는 주장도 고려됐다.

시행령 개정안은 상장법인의 자사주 보유비중이 발행주식총수의 5% 이상이면 보유현황과 보유목적, 향후 처리계획(추가취득 또는 소각 등) 등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해 이사회 승인을 받게 한다. 자사주의 보유와 처분 등 과정에서 공시를 강화한 것.

실제로 기업의 자사주 취득 이후 소각, 처분 등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공시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어온 바 있다. 자사주 처분시 목적, 상대방 및 선정사유, 예상되는 주식가치 희석효과 등도 구체적으로 공시하도록 해 시장의 감시와 견제기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규정 개정안은 신탁으로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당초 계획·공시된 자사주 매입금액보다 적은 경우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신탁계약 기간 중 이뤄진 자사주 처분에 대해서 공시의무가 없어 생기는 투자자 보호 공백 문제를 해소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정안은 학계와 민간전문가, 경제단체, 금감원 및 거래소 등 유관기관과의 논의를 거쳐 마련했다"면서 "자사주가 주주가치 제고라는 제도 본연의 취지대로 운용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개정안은 다음 달 16일까지 규정변경예고를 거친 다음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연내에 시행될 예정이다.
자기주식 제도 개선 주요 내용(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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