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한다는 것도 이제는 옛말이 된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 티빙 등 OTT 홍수 속에 긴 시간 한 자리에 앉아 콘텐츠를 감상하는 것이 오히려 불편하다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래서 일까요?
여행, 외식, 항공, 물류 등 다른 소비재 산업들은 다 코로나19를 극복한 가운데 영화관 산업만은 여전히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영화표 팔아서는 당장 임차료도 못 낼 지경이라는데, 재무구조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CGV에 긴급 자금이 수혈됩니다.
CGV에 관한 궁금증 풀어드립니다.
[앵커]
부채 늪에 빠진 CGV를 구하기 위해 CJ가 제시한 재무구조 개선안을 법원이 결국 승인해줬네요.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됩니까?
[기자]
지난해 9월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 현물출자와 관련해 감정보고서 불인가 처분을 내렸던 법원이 1심 결정을 취소하고, 감정보고서 인가 결정을 내렸습니다.
CJ는 보유하고 있는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 1,412만주와 CGV가 발행하는 신주를 맞바꿀 계획이었지만, 1심 법원이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 가치가 과대평가 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불인가 처분을 내렸었는데요.
하지만 CJ가 이 결정에 항소하면서 CJ가 원래 계획했던대로 CGV 재무구조 개선을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CGV는 제3자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지난해 현금 4,150억 원을 조달한 상태이고, 이번 현물출자로 4,500억 원 가량의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이 추가로 들어오게 됩니다.
업계에서는 CJ가 한 달 내 유상증자 절차를 마칠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CGV가 부채비율이 높다보니 재무구조 건전화 차원에서 이런 조치들이 이뤄진 거잖아요. 그런데 왜 현금이 아닌 현물로 출자를 받은 겁니까?
[기자]
이번 조치로 CGV는 대략 9천억 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됩니다. 당초 계획했던 1조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데요.
다만 이런 자구 노력으로 지난 2023년 말 기준 1100%였던 부채 비율은 향후 390% 수준으로 개선될 전망입니다.
또 CJ 자회사였던 CJ올리브네트웍스가 CGV 자회사로 편입이 되면서, 추가적인 이익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510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540억 원 가량입니다.
하반기부터 CJ올리브네트웍스 실적이 CGV에 반영될 거라 손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걸로 보입니다.
이렇게 부채비율을 줄일 경우 회사 신용등급이 올라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신용등급이 높아지면 돈을 빌리는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어 향후 이자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자금을 조달했으니, 빌린 돈을 갚아버리면 부채비율도 낮추고, 향후 이자비용 부담도 덜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CGV 재무상태를 뜯어보면 부채 대부분이 리스부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분기 기준 비유동 리스부채 규모는 1조4700억 원으로, 전체 부채의 절반 수준입니다.
여기서 리스부채는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영화관을 말합니다.
영화관 부지를 전부 매입해 사용할 수 없다보니, 임대인과 임대차 계약를 맺어 사용하는 형태인 건데요.
앞으로 남은 임대차 계약 기간을 고려해 리스부채를 인식하게 되고, 이 비중이 높다보니 재무구조가 나빠보이는 겁니다.
문제는 일반적인 차입금과 달리 계약 형태인 리스부채는 돈이 있다고 쉽게 털어내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전세 살다가 계약 기간 전에 나가고 싶다고 무턱대고 나가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는데요.
부채를 직접 줄이는 게 어렵다보니 자본금을 늘려 부채비율을 줄이고, 신용등급을 올려 이자율을 조금이라도 낮추려고 하는 겁니다.
고무적인 점은 향후 신규 출점 점포가 제한적이다보니 리스부채 규모는 점차 줄어든다는 거고요. 또 베테랑2, 조커2 같은 기대작들이 하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어 영화관을 찾는 관람객 수도 차츰 늘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오늘 한 줄 평 해주신다면요.
[기자]
영화관 산업이 침체되고, 또 물가도 오르다보니 영화관 표 값이 많이 올랐잖아요.
반대로 주가는 내렸는데, 그런 의미에서 "표 값은 내리고 주가는 올려줘"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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