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확대로 지역인재 전형 모집인원이 기존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나자 학원가에서 의대 입시 열풍이 불고 있다.
주요 학군지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의대 입시 전문반도 잇따라 개설되는 분위기다.
9일 학원가에 따르면, 울산을 대표하는 학군지인 남구 옥동에 위치한 초등 수학 전문 A 학원은 다음 달 이른바 '의대 올케어 반'을 개강하기로 했다.
초등 논술을 전문으로 하는 B 교습소도 '의대 및 명문대 반'을 개설할 예정이다.
의대 지역인재 전형 모집인원이 크게 늘면서 지역 학생들의 의대 진학 가능성이 커진 영향이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지역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학생만 그 지역 의대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현재 중3에게 해당하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중학교도 비수도권에서 나오도록 요건이 강화된다.
최근 정부가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을 60% 이상으로 권고하면서, 비수도권 26개 의대 지역인재전형 선발 규모는 2024학년도 1천25명에서 2025년 1천913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의대 정원 중 지역인재전형 비율도 같은 기간 50.0%에서 59.7%로 확대됐다.
울산을 포함한 부울경(부산·울산·경남)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은 65.7%(467명)에 달한다.
뜨거워진 의대 입시 열풍을 반영하듯, 최근 열린 A 학원 의대 반 개강 설명회는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의 자녀를 둔 학부모 200여 명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사교육 1번지' 대치동에서 초빙된 입시 전문 강사가 초등학교 한 학년 인원과 의대 지역인재 모집정원을 비교하며 지역 맞춤형 입시 전략을 강변하자, 학부모들은 저마다 수첩과 펜을 들고 기억해야 할 내용을 메모하거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A 학원에서 다음 달 개강하는 의대 반은 적게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많게는 중학교 3학년까지 들을 수 있다.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고교 수학 진도를 모두 나가는 것이 목표인데, 초등학교 5학년은 최대 중학교 3학년 1학기 과정까지 선행학습할 수 있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쉽지 않은 여정일 수 있지만 학부모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참석 인원의 60%에 달하는 약 120명의 학부모가 설명회 이후 의대 반 입학을 문의하거나 진단검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입학은 최상위권 학생들만 노려볼 수 있는 만큼,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미리 입시 준비에 나서는 모습도 관측됐다.
통상 대학교 입시는 중학교나 고등학교부터 시작하는 게 일반적인데, 최상위권 학생들이 입학하는 의대 입시는 준비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학원 관계자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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