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들개 무리가 농장의 가축 20여마리를 물어 죽인 사건이 발생해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지난 9일 새벽 인천시 서구 공촌동 농장 우리 안에 있던 염소 2마리와 병아리 20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
A씨는 당일 낮에 농장을 찾았다가 참혹한 현장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졌다.
그는 "염소 1마리는 내장이 보일 정도로 살점이 뜯겨나갔고 피범벅 상태였다"면서 "병아리 1마리만 겨우 살아남았지만, 많이 다쳐서 오래 버티긴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병아리들은 지난 3월부터 차례로 부화시켜 애지중지 키웠고 염소 2마리도 이름을 따로 지어주며 가족처럼 지냈는데 하루아침에 목숨을 잃어 허망하다"고 호소했다.
현장 폐쇄회로(CC)TV에는 무리 지은 들개 4마리 중 3마리가 우리 안으로 들어가 염소와 병아리들을 닥치는 대로 물어 죽이는 장면이 찍혔다.
A씨는 "들개들은 우리에 설치된 철망을 이빨로 물어뜯어 구멍을 낸 뒤 침입했다"며 "야생화에 따른 사냥 습성이 노인이나 어린아이를 향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A씨 농장으로부터 반경 500m 내에는 주택가와 전철역이 있어 인근 주민이나 행인이 들개 무리와 마주칠 확률이 크다.
인천 서구에서는 수년 전부터 들개로 인한 민원이 꾸준히 들어온다. 대부분은 주거지 근처에서 들개를 목격하고 개 물림 사고를 우려하는 내용이다.
서구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들개 50마리를 붙잡으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서구 관계자는 "올해는 추경 예산 2천만원을 포함해 총 4천만원을 들개 포획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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