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체 기기에 탑재될 인공지능(AI) 기능을 공개한 뒤 하루 늦게 애플의 주가가 급등하자 국내 증시에서도 관련주들로 투심이 재차 쏠리고 있다.
12일 오전 9시 11분 기준 LG이노텍은 전날보다 3만원, 13.07% 오른 25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5% 약세로 장을 마친데 하루 만에 상승 반전한 것이다.
역시 전날 13% 넘게 떨어졌던 비에이치도 이날 장 초반 14.94%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시노펙스(14.60%), 심텍(11.76%) 등 인쇄회로기판(PCB) 관련주들이 동반 상승 중이다.
현지시간 11일 뉴욕증시에서 애플은 7.3% 급등한 207.15달러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일 상승률로는 2022년 이후 최대치다.
애플은 앞서 10일 연례 세계개발자회의 개막식에서 AI 전략 공개에도 주가가 하락했는데, 이후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이 '새로운 AI 기능이 아이폰의 슈퍼사이클을 이끌 것'이란 평가를 내놓으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멜리우스리서치의 벤 라이츠는 "새로운 애플 인텔리전스의 AI 기능은 올 가을 아이폰15 프로와 아이폰15 프로맥스, M1 이상의 칩을 탑재한 아이패드와 맥 등 향후 나올 제품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며 "AI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코로나 기간 동안 구입한 아이폰 등 기존 제품은 모두 구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2년간 아이폰 매출액을 약 20% 끌어올릴 슈퍼 사이클이 도래할 것"이라 전망했다.
D.A. 데이비슨의 질 루리아 애널리스트 역시 애플이 구형 아이폰에서는 AI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 전략이 애플 주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1~3년간 보합권에 머물러 있었던 애플의 주가가 제품 사이클상 주가 상승세 상당 부분이 향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하며 투자의견을 'BUY(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로젠블라트의 바톤 크로켓은 애플이 주요 경쟁사들과 달리 엔비디아의 GPU(그래픽 처리장치)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 AI 전략을 추진하기로 한데 대해 주목했다. 그는 "애플은 기기 내에서의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기능들을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로 제한하며 다른 기업들과 협력함으로써 값비싼 엔비디아의 칩과 서비스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도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아이폰16 효과로 LG이노텍이 주목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애플이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적용해 차별적인 IT 기기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점이 LG이노텍에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22년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 아이폰13의 교체 수요가 예상된다"며 "글로벌 AI 생태계 확장 및 투자를 반영하면 아이폰16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LG이노텍의 하반기 실적 역시 추가 상향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LG이노텍의 하반기 영업이익이 8256억 원에 달하고 아이폰16의 교체 수요가 반영될 경우 추정치가 추가 상향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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