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의 관광명소 스페인 계단 인근에 위치한 불가리 본점에서 영화에서나 볼법한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심야에 불가리 본점에 침입한 절도범 3명이 최소 50만유로(약 7억4천만원) 상당의 보석과 시계를 훔쳐 달아났다.
경찰은 이들이 맨홀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 하수구 터널을 통해 매장 바로 아래 지점까지 수백m를 이동한 뒤 구멍을 뚫어서 침입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들이 다용도실을 통해 매장에 들어간 뒤 경보망이 작동돼 7분 만에 경찰 순찰차가 도착했지만, 경찰관들은 절도범 일당이 막아놓은 문을 여는 데 4분을 더 허비했다.
절도범들은 이 11분 동안 귀중품을 챙겨 다시 하수도 터널을 통해 유유히 사라졌다.
매장 내부 CCTV에 찍힌 절도범은 3명이지만 경찰은 공범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매장 구조와 보안 시스템을 파악하기 위해 사전에 매장을 방문했을 것으로 보고 과거 CCTV 영상까지 분석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영화 '오션스 일레븐'을 연상시키는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불가리는 프랑스의 카르티에와 반클리프 아펠, 뉴욕의 티파니앤코와 함께 세계 4대 보석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불가리 본점은 스페인 계단 인근에 있는 로마의 고급 쇼핑가인 콘도티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콘도티 거리에는 불가리 외에도 에르메스, 카르티에, 구찌, 보테가 베네타 등 명품 매장이 줄지어 있다.
2022년 8월에도 도둑들이 로마 중심부에 있는 은행을 노리고 땅굴을 판 적이 있다.
당시 도둑들은 은행 인근 상점을 임대해 땅굴을 파기 시작했지만 며칠 전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져 땅굴 위 도로가 내려앉으면서 그중 한 명이 지하에 8시간 이상 꼼짝없이 갇혀 있었다.
그는 결국 구조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고 나머지 일당 3명도 곧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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