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중국에 도착한 푸바오가 두 달여 만에 쓰촨성 워룽중화자이언트판다원(臥龍中華大熊猫苑) 선수핑기지(神樹坪基地)에서 관람객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12일 관람객들은 후텁지근한 날씨 속 긴 줄을 서야 했지만 밝은 표정이었다. 대부분이 가족 관람객이었고, 대형 망원렌즈와 생방송용 마이크·카메라 등 전문 장비를 갖춘 관람객도 많이 보였다.
미국에서 날아온 관람객도 있었다. 딸과 함께 '판다 여행' 중인 미국 거주 화교 크리스티나 거씨는 푸바오가 잠을 자는 바람에 줄이 더 길어졌지만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는 "푸바오가 '강 할아버지'(강철원 에버랜드 사육사)와 상호작용하는 것을 유튜브에서 봤는데 굉장히 똑똑하고, 사람의 마음을 얻을(get) 줄 아는 것 같았다"며 이번에 푸바오를 만나면 푸바오네 가족 전부(에버랜드에 있는 아이바오·러바오·후이바오·루이바오)를 본 것이라고 했다.
푸바오가 있는 선수핑기지는 찾아가기 쉽지 않은 곳이다. 청두 솽류(雙流)공항에 내린 뒤 별도로 차를 타고 두시간가량 달려야 한다.
중국 판다센터는 이날 오전 한국·중국 매체들에게 푸바오의 야외 방사장 활동을 처음 공개하느라 선수핑기지 관람객은 정오부터 입장이 가능했다. 관람객 숫자도 1천명 안팎으로 제한됐다. 관람객들은 푸바오 방사장을 향해 긴 줄을 섰다.
선수핑기지에서 직선거리로 1천600㎞ 떨어진 중국 동부 항저우에서 왔다는 관람객 야오(姚)모씨는 이날 아침 일찍부터 입장을 기다렸다. 그는 푸바오를 좋아한 지 몇 년 됐다고 한다.
그는 "단오절을 맞아 휴가를 냈고 9일 선수핑기지 인근에 도착, 지난 사흘간 이곳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관람객 중에는 한국인도 있었다. 중국 상하이에서 10년가량 일한 직장인 김수경(42)씨는 "8일에 청두에 왔다가 10일에 돌아가려 했는데 푸바오가 공개된다는 말을 듣고 비행기표를 바꿨다"고 했다. 그는 이날 푸바오를 한번 봤지만 또 보기 위해 줄을 다시 섰다.
멀리 동북 지역 랴오닝성에서 왔다는 중년 남성 우타오씨는 1시간 가까이 줄을 섰다. 그는 "판다는 중국의 상징이자 세계에 힘을 전달하는 존재가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선수핑기지에는 판다 50여마리가 살고 있다. 이날 푸바오가 첫 공개 관람을 하며 기지 전체가 한껏 들뜬 분위기였다. 기지 곳곳에 푸바오의 '바오'(福) 자를 활용한 기념 메시지들이 놓였고, 입구에선 "푸바오가 대접하는 것"이라는 안내문과 함께 커피나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나눠주는 행사도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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