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원자재 인사이드 시간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전기차 관련 원자재입니다. 전기차 산업과 함께 구리, 리튬, 니켈의 개별적 이슈까지 통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구리 가격의 추이부터 짚어주시죠?
= 네, 한동안 급등하던 구리 선물이 최근 단기 조정을 조금 받는 듯 합니다. 파운드당은 5달러, 톤당은 10,000달러를 웃돌았던 때보다는 약간 내려온 모습인데요, 지난 금요일 마감가를 기준으로, 구리 선물은 파운드당 4달러 50센트, 톤당은 9,612달러에서 수준에서 거래가 됐습니다.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이 전망치를 밑돈 1.3%에 그친데다, 2분기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고요, 구인 건수나 실업수당 청구건수 같은 고용지표들도, 노동시장 냉각을 시사하고 있죠? 최근 나왔던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 CPI, 또 생산자물가지수 PPI까지 둔화되며, 연준의 매파 기조 약화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구리 시장에서 본다면 경기침체, 즉 구리의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는 겁니다.
Q. 알겠습니다. 아까 ‘단기 조정’이라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러면 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이 일시적이라고 본다는 겁니까?
= 대체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구리 가격이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내년 1분기까지 완만하게 하락하다가 내년 2분기쯤에는 다시 한 번 톤당 10,000달러에 가깝게 회복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2024년부터 2028년까지의 구리 가격에 대한 월가 IB들의 전망을 보자면, 우드맥킨지가 2026년에 약간 꺾어졌다가 2028년쯤 다시 9,000달러 후반대로 올라온다고 보고 있고요, 블룸버그는 2026년쯤에 가장 가격이 높았다가 다시 2028년에 9,000달러 초반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S&P글로벌은 2027년을 기점으로 다시 안정적으로 10,000달러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보고요, 웨스트팩뱅킹이나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아예 2025년에나 2026년쯤부터는 기본적으로 10,000달러는 초과할 것으로, 더 높게 잡고 있습니다. CNBC는 일부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구리 선물이 지금 가격 대비 4배, 그러니까 톤당 40,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는데요, 뭐 여기까지는 과하다 싶긴 하지만, 그만큼 구리 가격이 공급부족이나 AI 붐, 또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등에 따라 고점을 찍기에 충분한 동력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당분간은 추가하락에 대비해야 할 것 같기는 합니다. 전기차 시장도 캐즘, 그러니까 대중화 전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수요 정체를 가리키죠? 이 캐즘에서 벗어나고는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구간을 완전히 다 지났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CNBC는 구리 선물에 대해 파운드당 4달러 32센트를 지지선으로, 5달러 10센트를 저항선으로 볼 것을 제시했습니다.
Q. 그렇군요. 방금 전에도 말씀해 주셨지만 구리와 전기차는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죠. 아무래도 전기차 쪽 소식에 구리 가격도 큰 영향을 받는데요, 최근 관세 이슈가 말이 많죠?
= 네,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니 조금씩만 축약해 보겠습니다. 일단 미국 정부가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오는 8월부터, 기존의 25%에서 100%로, 4배나 인상할 예정이죠? 튀르키예도 중국 차량을 자국으로 들여올 때, 4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유럽연합 EU도 중국 전기차를 대상으로 최소 31%, 최대 48%의 관세를 도입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 경우에는 계산이 약간 복잡해서 헷갈리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 같습니다. 유럽의 관세율은 조사 협조 여부, 제조업체에 따라 다르다고 하는데요, 비야디, 지리, 상하이자동차에는 각각 17.4%p, 20%p, 38.1%p의 추가 관세율을 별도로 정했고요, 조사에 협조한 중국 전기차 업체에겐 평균 21%p의 추가 관세가 붙어, 최종적으로 31%, 그러니까 10%에 21%를 더한 관세율이 적용됩니다.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나머지 중국 전기차 업체에는 일괄적으로 38.1%p의 관세율을 더 부과할 계획인데요, 상하이자동차, 그리고 비협조적인 업체의 경우 관세율이 10%+38.1%, 그러니까 48.1%로 오르는 셈입니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돼 유럽으로 수출되는 테슬라나 BMW 등도 영향을 받게 되는데요, 평균치인 21%p의 추가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 때와는 달리 유럽연합과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좀 부드럽게 타개해 나가려고 하는 분위기인데요, 추이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죠.
Q. 말 그대로 ‘관세 폭탄’이네요. 그래서 그럴까요? 전세계 전기차 판매 전망치에도 변화가 좀 생겼다고요?
= 블룸버그 NEF에 따르면, 2026년 전기차 판매 전망치는 기존의 2,010만대에서 1,770만대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올해 전기차 판매 전망치도 1,290만 대에서 1,100만 대로, 그리고 내년 전기차 판매 전망치도 1,660만 대에서 1,400만 대로 낮춰 잡았습니다. 블룸버그 NEF는 이번 관세 건으로 인해 작든 크든 전기차 시장의 둔화가 예상된다며, 많은 제조사들이 제조 목표치를 줄이거나 목표 시기를 미루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Q. 그렇군요. 관세 문제만 가지고 이렇게까지 대대적인 변화가 생길 것 같지는 않은데 또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 네, 물론 다른 문제들도 많이 있죠. 미국의 경우에는 포드와 제너럴 모터스의 실적 부진, 테슬라의 라인업 노후화, 또 대선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전기차 시장의 우려로 기저에 깔려 있고요, 독일도 돌연 전기차 보조금을 중단한데다 경기가 악화돼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됩니다. 일본도 주요 제조사들이 전기차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고, 특히 미니카 부문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 출시가 적다는 점도 지적이 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와 영국은 일관되지 않은 전기차 관련 정책이 전기차 업계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Q. 니켈과 리튬 가격도 이 전기차 수요 위축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요?
= 네, 실제로 지난달 런던금속거래소의 니켈 재고는 지난해 6월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는데요, 최근 들어 중국과 인도가 니켈 생산량 축소에 나섰지만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요, 리튬 역시 과잉 공급을 이유로 ‘하얀 석유’로 불리던 시절의 가격대는 멀어졌습니다. 6월 초, 탄산리튬은 kg 당 98.5위안으로, 3월 초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 위안 밑으로 떨어졌고요, 니켈 선물도 최저 톤당 16,000달러 대까지 내려갔습니다.
Q. 당분간은 좀 어렵다고 볼 수는 있어도 중장기적인 관점은 결국 좋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긍정론들도 함께 짚어주시죠.
= 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즉 코트라가 발간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7.3%를 기록하며, 6,937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2025년 7,6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전세계 전기차 운행 대수는 2030년에는 2억 2,600만 대로, 약 3배 수준까지 급증할 것 같다고 합니다. 넷제로 움직임이 궁극적으로는 추진될 것임에 기인한 건데요, 국내 배터리 3사들도 전기차 시장의 캐즘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인재 채용과 설비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 자체가 반등 신호라고 볼 수도 있겠는데요, 크게 3가지 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에코프로머티는 최근 전구체 제조설비 및 황산메탈 제련설비에 9,573억 원을 투자해, 전구체 생산능력이 현재 연간 50,000톤에서 2027년, 21만 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요, 엘앤에프도 테슬라 협력사로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양극재를 연말에 대량 상산할 예정입니다. 내년 상반기, 테슬라의 모델2 출시를 앞두고 올해 4분기 역대 최대 출하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요, 대주전자재료도 실리콘 음극재 적용 차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1분기 최대 매출 및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테슬라에도 실리콘 음극재를 공급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보화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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