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그룹 구조조정 작업이 추진된다는 소식에 SK그룹 관련주들이 21일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9시 32분 기준 SK이노베이션은 전날보다 5,600원, 4.63% 떨어진 11만5,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설에 따른 15% 넘는 주가 급등을 보인 이후 하루 만에 반전된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시장에서는 공시에 '부인'하는 내용이 담기지 않자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투심은 SK그룹의 위기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데 주목하는 모습이다.
같은 시각 SK는 전날보다 1,600원, 1% 하락한 15만8,9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12일 이후 7거래일째 내리 약세로, 이 사이 18만원대의 SK의 주가는 15만원까지 떨어졌다. SK우선주 역시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일부 보도를 통해 SK그룹이 산업은행에 긴급 투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양측은 만남 사실을 부인했지만, SK온을 SK엔무브와 합병상장하는 안, SKIET 지분 매각, 1조 규모의 베트남 투자지분 매각 등 각종 SK그룹의 구조조정 시나리오가 연일 보도되는 중이다.
이 같은 SK그룹의 고강도 쇄신에는 그 동안 쌓여진 계열사 실적 부진과 중복·비효율적인 투자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SK그룹의 투자 전문 회사인 SK스퀘어는 지난해 영업손실 2조3,397억원을 기록했고, SK온은 설립 후 10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SK그룹에 대해 2020∼2023년 17조원 규모의 자본성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 중 8조원은 채무적 성격이 있는 자금 조달이라고 분석했다. 이 기간 SK디스커버리 계열을 제외한 SK그룹의 현금 부족액은 50조원을 웃돌며, 외부 차입에 따른 재무 부담 증가분 36조원 외에도 주요 계열사 중심으로 17조원 이상의 자본성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장수명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지난달 웹캐스트를 통해 "SK온은 24년 하반기 BEP(손익분기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사업 여건 악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하반기에도 가시적인 수익성 개선이 나타나지 않으면 신용도 저하 여력이 크게 약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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