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밸류업 한국은 B학점…일본은 A+"

신재근 기자

입력 2024-06-25 15:28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25일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학점을 부여한다면 일본에 A+ 가까이 주고 싶다"고 했다.

이 회장은 25일 한국경제TV가 주최한 '2024 글로벌 탑10 밸류업 코리아' 포럼에 참석해 "일본 정부가 (증시 밸류업 프로그램을) 10년 이상 준비해 왔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반면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선 법제적인 부분까지 고려할 경우 'B학점'을 줬다. 그는 "한국은 1년 남짓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배주주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국내 기업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일본은 전문경영인 체제이기 때문에 변화가 유연하다"며 "한국은 주주와 경영진, 이사회의 입장이 일치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고 우려했다.

국내 증시가 저평가 된 원인은 국내 기업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자본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점을 꼽았다. 이 회장은 SK그룹을 예로 들며 "차입금이 기업가치를 까먹고 모든 프로젝트에 자본 비용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자본 비용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져야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 비용은 기업이 자본을 조달해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부담해야 하는 비용으로, 기업은 투자자에게 이자와 배당 등의 형태로 지불한다.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는 "기업 운영에 있어 자본 비용과 조달한 자본을 잘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하려면 해외에서 자금 유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본이 들어오면 운용사 등 전문투자자가 중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을 대표해 참석한 이재혁 한국상장사협의회 전무는 "상장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고 양질의 자금이 들어와 기업이 성장하고, 과실이 투자자에 환원돼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게 밸류업 프로그램의 기본 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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