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영업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내려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있는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영업자 4명 중 1명은 최저임금 수준도 벌지 못하는 등 이미 한계상황에 있다고 답했다.
26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1∼27일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저임금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4.4%는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내려야 한다고 답했다. 동결해야 한다는 답변이 43.4%, 인하해야 한다는 답변이 11.0%였다.
적정 최저임금 인상 수준에 대해서는 동결과 인하를 제외하고는 1% 이상∼3% 미만이 17.2%로 가장 많았다. 이어 3% 이상∼6% 미만(13.4%), 6% 이상∼9% 미만(8.2%) 순이었다.
또 자영업자의 48.0%는 현재의 최저임금(시급 9천860원)이 이미 경영에 큰 부담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응답 비중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62.5%), 숙박·음식점업(61.3%), 도소매업(47.8%), 부동산업(45.5%) 등의 순이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시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묻자 자영업자의 48.0%는 '현재도 고용 여력이 없다'고 답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이 59.4%로 가장 높았고, 금융업, 건축업 등 기타(57.1%), 부동산업(54.5%), 예술·스포츠·서비스업(51.9%) 등이 뒤를 이었다.
최저임금을 1% 이상∼3% 미만 인상 때는 전체 응답자의 9.8%가, 3% 이상∼6% 미만 인상 때는 11.4%가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판매가격을 올릴 것이냐'는 물음에는 37.8%가 현재 최저임금 수준에서도 이미 판매가격 인상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45.5%), 운수 및 창고업(42.9%), 기타(42.9%), 도소매업(39.4%) 등의 순이었다.
한경협은 "원재료와 임대료 등 원가 상승 지속으로 자영업자 경영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운영비용 부담은 판매가격을 높여 물가를 자극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자영업자의 월평균 소득을 살펴보면 전체 응답자의 25.4%는 주 40시간 근로 기준으로 최저임금 수준(월 206만740원)에도 못미치는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25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23.8%), 350만원 이상∼400만원 미만(16.0%), 최저임금 수준 이상∼250만원 미만(15.2%) 순이었다.
'폐업을 고려하게 되는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해서는 자영업자의 34.2%가 '이미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고 답했다. 이어 최저임금을 1% 이상∼3% 미만 인상할 경우 6.6%, 3% 이상∼6% 미만 인상할 경우 7.2%가 각각 폐업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현행 최저임금제와 관련해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30.6%)을 꼽은 자영업자가 가장 많았다.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한 인상률 제한(23.2%), 사용자 지불능력 등 최저임금 결정 기준 보완(18.0%) 등도 제시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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