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바이든 '끝장토론'…美 경제, 어디로? [엔터프라이스]

정호진 기자

입력 2024-06-28 14:42   수정 2024-06-28 14:42

    <기자>
    "바이든은 사상 최악의 대통령", "트럼프는 민주주의도 모른다", 오늘 진행된 미국 대선후보 토론에서 나온 말들인데요. 이 정도는 애교입니다. 양 후보는 "호구", "루저" 같은 비속어부터, "감옥에 보내겠다", 아들과 부인에 대한 이야기까지 꺼내가며 피 튀기는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주제를 살펴보면 이날 두 후보는 물가와 같은 경제 이슈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이민자 정책, 낙태 등 국정 전반에 관한 토론을 이어갔는데요. 두 후보의 공약 중 충돌하는 지점이 많은 만큼, 양 후보는 피 튀기는 설전을 이어갔습니다. 그렇다면 투자자의 입장에서 짚어봐야 할 오늘 토론의 주요 포인트들은 무엇이 있었을까요? 제가 짚어드리겠습니다.

    <앵커>
    정 기자, 오늘 토론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는데요. 어떤 내용들 있었는지 전해주시죠.

    <기자>
    네, 우선 오늘 나온 주제 중 경제 관련 이슈들을 정리해보면요. 첫 질문부터가 미국의 고물가 문제였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고물가의 원흉을 트럼프에게 돌렸습니다. 바이든은 "현재 고물가 상황은 트럼프가 혼돈(chaos)을 넘겨줬기 때문"이라며 트럼프의 경제 정책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8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에 트럼프는 "미국은 역사상 최고의 경제를 보유하고 있었다"며 "바이든이 만든 일자리는 좋지 못한 일자리", "물가 상승이 미국을 죽이고 있다"고 반격했습니다.

    또한 세금과 관련된 공방도 이어졌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재임 당시 법인세율과 소득세율을 인하하는 감세 법안을 냈고, 이게 내년에 일몰될 예정이거든요. 이에 대해 트럼프는 "법인세 감면은 기업의 투자, 경제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바이든을 향해 "계속해서 세금을 인상하려고 하는데, 이런 대통령은 본 적이 없다"며 비판했습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의 감세 정책은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기 위한 조치"라고 지적했습니다.

    양 후보가 1942년생, 46년생인만큼 바이든이 나이에 관한 우려도 나왔는데요. 오늘 토론에서 나온 질문에서도 이 질문이 나왔습니다. 바이든은 "현재도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에 가서 삼성의 투자도 유치해왔다"며 문제 없다는 입장이었는데요. 트럼프는 "바이든이 골프공을 치면 50야드도 치지 못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을 간단하게 짚어보죠.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현재 고물가 상황과 금리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숙제인데요. 후보에 따라 시나리오가 갈릴까요?

    <기자>
    네, 우선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긴 한데요. 당장 미국의 유권자들 10명 중 8명이 물가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만큼, 양 후보에게 모두 중요한 이슈입니다.

    우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재가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노벨상을 수상한 16명의 경제학자들이 이렇게 지적했는데요. 이유는 자국 중심의 무역 정책과 관세 때문입니다. 트럼프가 수입 제품들, 특히 중국산 제품들에 대한 관세를 높일 경우, 물가도 덩달아 오를 것이란 분석인데요. 트럼프가 제시한 10% 보편관세를 적용할 경우, 미국의 가정 지출은 연간 2,350달러가 늘고,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한다면 여기에 1,700달러가 더 늘 수 있다는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도 상황이 녹록치는 않습니다. 우선 유가 문제가 발목을 잡는데요. 실제 과거 미국 대선에서도 유가가 대선 결과를 결정한 사례들이 있거든요. 2000년 당시 유가가 최고치를 기록했을 당시,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낙선했고요. 2012년엔 갤런당 4달러를 넘기자,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원유 가격을 잡으며 재선에 성공했고요. 현재 휘발유 가격이 갤론당 3.4달러 정도로 러우 전쟁 당시에 비해선 낮아졌지만, 코로나 19 이전보다는 올랐거든요. 당장 전략비축유 방출이라든지 하는 카드는 써먹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최근 바이든 정부가 러시아와 이란을 향한 제재의 수위를 낮추고 있는 게, 고유가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오늘 토론에서만 해도,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은 전쟁범죄자"라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거든요. 재집권에 성공하더라도 물가 잡기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앵커>
    정 기자, 오늘 소식 한 줄로 정리하면, 어떻게 정리해볼 수 있을까요?

    <기자>
    "잘 봐, 형님들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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