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화 대응을 위해 부총리급의 '인구전략기획부'가 신설된다.
인구전략기획부는 강력한 컨트롤타워로서 인구 관련 전략·기획과 조정 기능에 집중하고, 저출생 관련 예산을 사전 심의하면서 각 부처 및 지자체의 인구정책을 평가할 예정이다.
국회와 정부 간 원활한 소통 등 정무 기능을 맡을 정무장관이 신설되고, 여성가족부는 당분간 유지된다.
정부는 고위당정협의 등을 거쳐 1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정부조직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인구전략기획부는 보건복지부의 인구정책 및 기획재정부의 인구 관련 중장기 국가발전전략을 이관받아 '인구정책 및 중장기 전략' 기능을 수행한다.
저출생, 고령사회, 인력·외국인 등 부문별로 전략·기획 기능도 신설한다.
인구전략기획부는 기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수립을 주도하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5년) 수립 권한을 이어받고 매년 시행계획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조사·분석·평가' 기능을 통해 각 부처의 인구 위기 대응 정책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역할을 맡는다.
구체적인 정책 및 사업은 기존처럼 복지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등이 담당하지만, 중앙·지자체 장은 저출생 사업 신설 혹은 변경 시 인구전략기획부와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저출생 관련 예산을 배분하고 조정하는 사전 심의 권한도 주어졌다. 기재부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예산 편성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
인구전략기획부의 사전심의 예산 범위는 이후 대통령령으로 규정된다. 현재 일·가정 양립 및 돌봄, 주거 등 다양한 사업들이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사회부총리는 교육부 장관에서 인구전략기획부 장관으로 바뀌어 인구전략기획부가 사회부총리 보좌 기능을 맡게 된다.
문화·인식개선 전담 부서 및 실장급 대변인을 설치해 인구 관련 문화·인식 개선 및 홍보 기능을 강화하고, 인구정책 기초자료로 활용할 통계 분석·연구 기능도 수행한다.
정부는 인구전략기획부 신설 및 사회부총리 변경 등 부처 간 기능 조정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 법률안을 이달 안에 발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인구위기대응기본법'으로 개정하고, 대통령 소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인구전략기획부 장관 소속 자문위원회인 '인구위기대응위원회'로 변경한다.
'인구위기대응기본법'에서는 인구전략기획부가 강력한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예산 사전심의, 정책 평가·환류 등 명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할 예정이다.
정부는 법이 통과될 시 직제 구성 및 인력 채용, 예산 배정,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 등을 거쳐 3개월 정도 후 새 부처가 출범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기 행정안전부 조직국장은 "기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는 구속력 있는 권한이 없었으나, 인구전략기획부는 중앙행정기관으로서 독자적인 법률에 근거해 예산을 사전 심의하고 각 부처 사업을 평가 및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상위 전략인 인구 관련 국가발전전략을 세워 각 부처에 실질적인 권한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안에서는 민생 및 주요 개혁과제 관련 이해관계의 갈등을 조정하고, 국회-정부 간 원활한 소통 등 정무 기능을 맡을 정무장관(국무위원)을 신설하기로 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회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정부조직법'에 정무장관 신설 근거를 마련하고, 장관 업무 보좌를 위한 최소한의 기구·인력을 구성할 예정이다.
신설되는 정무장관은 '대통령이 특별히 지정하는 사무 또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국무총리가 특별히 지정하는 사무'를 수행하게 된다.
한편 이번 정부 출범부터 폐지 여부를 두고 관심을 끌었던 여성가족부는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에서도 기능 이관 등 폐지를 염두에 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여가부를 폐지하는 법안은 21대 국회 때 발의됐으나 21대 국회가 종료되면서 폐기됐고, 현재는 여가부 폐지를 전제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 국회 발의안이 없다.
이번 정부안에서도 여가부는 현행처럼 존치하는 내용으로 법안이 발의될 예정이다.
김정기 국장은 "정부는 여가부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는 만큼 의견 수렴 및 내부 논의 과정을 좀 더 거치면서 검토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논의를 현재 언급하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