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가방까지 동원"…中, 엔비디아 밀수

입력 2024-07-03 17:01   수정 2024-07-03 17:18



인공지능(AI)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에 대해 미국이 수출을 규제하자 중국에서 밀수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밀수 현황에 관해 탐사 취재해 보도했다.


싱가포르에서 공부하는 26세 중국인 대학생은 지난해 가을 방학을 맞아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의 짐 가방에 6개의 엔비디아 칩을 챙겼다.

대학에서 알게 된 사람이 칩을 중국으로 가져다 달라고 부탁해서다. 각 칩의 크기는 닌텐도 스위치 게임 콘솔만하다. 공항에서는 아무런 의심도 받지 않았다.

중국에 간 그는 칩 한 개 당 200달러(약 14만원)의 운반비를 받았다. 칩 가격은 개당 수천만원에 달한다. 그는 "내 조국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고 약간의 돈을 벌 수 있어 기쁘다. (밀수를) 왜 안 하겠나?"라고 말했다.

WSJ은 중국에서 엔비디아 칩을 판다고 주장하는 70여개의 유통업자가 온라인에서 광고를 하고 있으며, 그중 25개 업자와 직접 접촉했다고 밝혔다. 이들 판매업자는 매달 첨단 엔비디아 반도체 수십 개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일부는 첨단 엔비디아 칩이 8개씩 들어있는, 약 30만달러(약 4억2천만원)에 달하는 전체 서버도 팔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회사 한 곳의 수요를 충족할 만큼의 물량은 대지 못해도, AI 스타트업이나 연구기관을 위해서는 물량을 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8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군이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를 사용할 위험이 있다며 엔비디아와 AMD에 관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이에 엔비디아 A100과 그 업그레이드 버전인 H100의 중국 수출이 금지됐다.

GPU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칩으로, 엔비디아가 세계 AI용 GPU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의 알리바바 클라우드와 텐센트 클라우드, 바이두 스마트클라우드, H3C, 인스퍼, 레노버 등도 엔비디아로부터 A100을 공급받아왔다.

이에 엔비디아는 A100과 H100의 데이터 전송 속도 등 성능을 낮춘 중국 수출용 버전인 'A800'과 'H800'을 내놓았다. 그러나 미 정부는 지난해 10월 A800과 H800의 중국 수출도 통제했다.

그러자 중국에서 엔비디아 GPU 밀수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중국 빅테크들이 모두 AI 개발에 뛰어들면서 칩 수요가 급증했지만, 엔비디아의 대체재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 밀수업자들은 보통 A100 칩의 판매가로 2만2천500달러(약 3천100만원), H100 칩은 3만2천400달러(약 4천500만원)를 요구한다.

WSJ은 "중국에서 자국산 반도체가 나타나지 않는 한 엔비디아의 첨단 제품 시장과 그것을 둘러싸고 생겨난 공급망은 계속 활기를 띠고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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