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나서자마자 가속"…커지는 의문

입력 2024-07-03 20:37  


서울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 현장에서 가해 차량의 스키드마크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스키드마크가 발견된 게 없느냐'는 질의에 "그렇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스키드마크가 급발진 단서가 아니냐는 부분은 맞는 얘기"라면서도 "어떤 방향성을 갖고 수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고기록장치(EDR),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통해 객관적인 사실관계와 실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주행 전 구간에서 스키드마크가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은 가해 차량 운전자인 차모(68)씨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거나 약하게 밟아 급제동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사고 차량은 호텔 주차장을 빠져나와 도로로 진입하기 직전 속도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정용우 서울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고 차량이 호텔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나와 약간의 턱이 있는 출입구 쪽에서부터 가속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 속도가 어느 정도였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수사 중이어서 답변이 어렵다"고 했다.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은 주차 차단기를 통과해 완만한 경사로의 오르막길을 따라 지상으로 올라간 뒤 출차 직전 고무로 된 차단턱을 밟고 지나가는 구조로 돼 있는데, 이 차단턱에서부터 가속을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경찰은 사고 차량인 제네시스 G80과 피해 차량인 BMW, 소나타의 블랙박스 영상, 호텔 및 사고 현장 주변의 CCTV 영상 등 자료 6점을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식·감정을 의뢰했다.

G80의 액셀과 브레이크 작동 상황이 저장된 EDR 자료도 정밀 분석을 위해 국과수에 보냈다.

경찰은 EDR 기록을 확보해 자체 분석하는 과정에서 운전자 차씨가 사고 직전 액셀을 강하게 밟았다고 1차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 과장은 "EDR 기록 등 구체적인 수사 내용은 국과수 분석 결과 등을 최종적으로 보고 말씀드리는 게 맞는다"며 말을 아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가해 운전자 차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 담당 의사로부터 차씨의 건강 상태에 관한 설명을 들었으며 아직 상태가 좋지 않아 정식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차씨는 갈비뼈가 골절됐다.

정 과장은 "피의자의 몸 상태가 호전되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고 당시 차에 함께 타고 있던 60대 아내 A씨는 전날 경찰서로 불러 참고인 신분으로 첫 조사를 진행했다.

정 과장은 "A씨가 '브레이크, 제동장치가 안 들은 것 같다'는 취지의 1차 진술을 했다"며 "피해 차량인 BMW와 소나타 차주도 조사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정 과장은 G80 블랙박스 영상에 급발진이나 운전 과실을 뒷받침할만한 정황이 담겼느냐는 질문에 "수사 내용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부부 간 갈등 상황이 있었다는 풍문에는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이라고 했다.

경찰은 이번 사고의 부상자를 1명 추가로 확인했다.

이 부상자는 사고로 사망한 시청 공무원 2명과 함께 식사한 동료로, 경상을 입었다. 다른 피해자가 병원에 후송될 때 동행해 현장에 없어서 뒤늦게 파악됐다고 한다.

이로써 이번 사고의 사상자는 사망자 9명, 부상자 7명으로 총 16명으로 늘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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