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인플레이션 지표의 추가 완화를 시사하는 경제 지표와 월가 약세론의 약화로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갔다.
현지시간 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01포인트, 0.51% 오른 5,537.02로 사상 최고치에 올라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159.54포인트, 0.88% 상승한 1만 8,188.3으로 기록을 썼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보험주 약세 여파로 0.06% 내린 3만 9,308포인트에 그쳤다.
● S&P500 목표 4,200 고수하던 마지막 약세론자 '퇴출'
하루 뒤 미 독립기념일로 인해 오전 거래만 열린 뉴욕증시에는 개장 직전 월가 약세론자인 JP모건 체이스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시장 수석 전략가의 퇴사 소식이 블룸버그를 통해 전해졌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지난달들어 S&P500 지수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연말 목표치를 연달아 수정했다. 약세론이었던 에버코어 ISI가 6천선까지 목표를 높여잡았고, 씨티와 모건스탠리 등 다소 보수적인 기관들도 각각 5,600선과 5,400선으로 전망을 조정했다.
하지만 이런 기류에도 JP모건은 조정장이 더 남았다면서 연말 목표가 4,200선을 홀로 고수해왔다. 블룸버그는 JP모건의 내부 메모를 입수해 마르코 콜라노비치가 "다른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이는 2년간 재앙적으로 어긋난 투자 전략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2022년부터 약세론으로 돌아섰고, 지난해 S&P500이 24% 상승하는 중에도 일관되게 약세론을 펼쳐왔다.
월가 내에서는 이처럼 예측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S&P500에 대한 전망 포기 사례까지 나왔다. 파이퍼샌들어의 마이클 칸트로위츠 수석 투자전략가는 "10대 주식이 지수의 37%를 차지하는 집중도를 보이는 시장에서 벤치마크의 성과 예측이 무의미하다"며 예측치 발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칸트로위츠 수석 투자전략가는 "본래 취지인 주식 시장을 설명하는 데 있어 매우 형편없는 전망이 됐다"며 "개별적인 종목에 대해서만 의미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 "금리 인하 확신 더 필요"..보수적이었던 6월 FOMC
지난달 12일 열린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기록이 담긴 의사록이 오늘 시장이 마감한 오후 2시 공개됐다.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물가 압력이 줄어든 점은 인정했지만,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추가적으로 우호적인 지표가 필요하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달 회의 당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최근 몇 달간 2% 목표를 향한 완만한 추가 진전이 있었다"며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의 월별 변동폭이 줄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추가적인 증거"라고 평가했다. 노동시장에 대해 연준은 "수요와 공급에서 더 나은 균형을 보이고 있다"면서 "4월과 5월 비농업 일자리는 1분기의 높은 증가율 대비 다소 둔화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당시 회의에서 "일부 참가자들은 현재의 제한적 정책의 불확실성을 우려"했고, 몇몇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높게 지속되거나 상승하면 기준금리의 목표범위를 인상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FOMC 당시와 달리 미국의 5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는 전월대비 0.1%로 둔화했고, 이날 나온 ISM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 밖으로 하락하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ISM 서비스 PMI는 이달 48.8로 예상치 52.6은 물론 전월 53.8을 모두 밑돌았다. 이는 4년 사이 3번째 위축 국면으로 올해들어 서비스업 경기에 대한 변화가 커졌음을 시사한다. 세부 지표에서도 서비스업체들의 기업 활동은 49.6으로 4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고, 고용은 46.1로 서비스업 고용 약화를 시사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가 집계한 페드워치(FedWatch) 기준 9월 금리 인하 기대는 전날 69%에서 78%까지 올라섰고 이날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8bp 넘게 하락하는 등 채권 시장도 랠리를 이어갔다.
● 테슬라 목표가 300달러로 상향..아마존은 최고가서 창업자 매도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는 지난 분기 차량 인도량이 월가 전망을 넘어선 뒤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로 7거래일 연속 랠리를 이어갔다. 테슬라는 최근 한 달간 39.7%, 올해 저점 대비 약 70% 이상 상승한 상태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2분기 41만 1천대의 차량을 생산해 43만 8천여대를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에 대한 전망치 조정에 들어갔다. 씨티그룹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 6개월간 보았던 부정적인 시각에 비해 테슬라 주식에 대한 광범위한 회복의 여력을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인도량 지표에 대해 "테슬라의 주요한 전환점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아이브스는 "테슬라 주식의 핵심 가치는 시장에서 가장 저평가 된 AI 기업이라는 점을 월가에서 인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웨드부시 증권은 테슬라에 대한 목표주가를 종전 275달러에서 300달러로, 내년 주당 4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 강세론자인 모건 스탠리의 애덤 조나스는 "올해 첫 긍정적 서프라이즈"라며 이번 발표에서 역대 최고 분기 성장을 보인 에너지 저장장치에 대해 강조했다. 애덤 조나스는 "2분기 인도량 호조, 3만 3천대의 재고 감소, 대규모 에너지 저장장치 공급으로 단순한 자동차 회사가 아님을 상기시켰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전날 사상 처음 주당 200달러를 기록했지만,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는 소식으로 1.21% 내렸다.
사흘간 조정을 받았던 엔비디아는 이날 오전까지의 약세를 뒤집고 4.57% 강세를 보였다. 최고가 이후 함께 조정을 받은 브로드컴도 4.40%, 마이크론은 2.79% 상승했다. 이들 기업은 전 미 하원의장이자 투자 성과면에서도 화제가 된 낸시 펠로시 부부의 투자 내역 공개로도 영향을 받았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과 폴 펠로시가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신고한 투자 내역에 따르면 지난달 100만 달러에서 500만 달러 가치에 달하는 엔비디아 주식 1만 주, 행사가 800달러인 브로드컴 콜옵션 20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타났다. 반면 테슬라 투자 내역중 2,500주, 비자는 2천주를 각각 매도했다. 낸시 펠로시의 이러한 공시 내역을 따라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언유즈얼 웨일스 서버시스 민주당 ETF(티커 NANC)는 이날까지 연초 대비 22.17%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