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정유와 함께 '수출 3대 효자'로 불렸던 석유화학 불황이 3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올해 역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바닥을 찍고 회복에 들어선 곳이 있습니다. 바로 금호석유화학입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강미선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실적이 어느 정도로 나아지는 건가요?
<기자>
시장에서는 올해 2분기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 돌파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하반기는 합쳐서는 2,565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됩니다.
이렇게 된다면 상반기와 비교해 하반기 영업이익이 40 가까이 늘어나는 수준입니다.
금호석화는 코로나 당시 2조원대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중국 공급과잉이 이어져 줄곧 실적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올해 하반기 들어 코로나 때 만큼은 아니지만 예전처럼 다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요즘 석유화학 업종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중국에 밀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실적이 이렇게 좋아지는 건가요?
<기자>
바로 고무값 때문입니다.
금호석화는 국내 최초로 합성고무를 생산한 기업입니다. 현재 국내 생산량은 1위 세계에선 3위입니다.
국내 합성고무를 판매하는 석유화학사들은 이외에 LG화학과 롯데베르살리스 정도가 있습니다.
고무는 크게 합성고무와 천연고무로 나뉩니다.
천연고무는 고무나무에서 추출된 고무로 타이어나 도마, 합성고무는 화학적 방법으로 제조한 고무로 타이어, 기계 부품, 건설 재료 등 널리 쓰입니다.
천연고무 값은 지난달 5월 기준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는데요.
올해 병충해에 유럽 등 벌채 관련 규제 등으로 천연고무값이 오르면서 대체품인 합성고무의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앵커>
고무값 상승은 일회성인 요인 아닌가요? 시황에 따라 또 변수도 많을 텐데요.
<기자>
미국의 중국산 관세 인상으로 반사이익이 기대됩니다. 미국은 중국산 수술 장갑의 관세를 기존 7.5에서 2026년 25로 부과하기로 했죠.
합성고무로는 타이어 외에도 고무장갑의 원료죠. NB라텍스를 만들고 있는데요. 세계 점유율 1위입니다.
올해 증설로 약 100만t의 라텍스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장기적으론 최대 130만t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중국 현지 라텍스 합작사를 대부분 철수했다"며 "관세 인상이 본격화하는 만큼 환경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호재들이 참 반갑습니다만, 석유화학은 워낙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어서 실적의 변동성이 크다는 게 한계로 거론되지 않습니까? 신사업 관련해서는 어떤 움직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네, 그런 이유로 LG화학은 양극재, 롯데케미칼은 동박 등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금호석화는 타사에 비해 '신사업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줄곧 받아왔습니다.
박찬구 회장의 장남인 오너 3세 박준경 사장이 지난해 말부터 그룹을 이끌면서 새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석유화학 업황에 따라 실적이 오르내리는 환경을 벗어나기 위해선 사업구조 다변화가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금호석화는 소재에 있어서는 배터리와 반도체 공정용 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 에너지 분야에 있어서는 이산화탄소 포집 (CCUS) 사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추진 중인 탄소나노튜브 합작사의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이라며 "에너지 분야의 경우 내년 완공을 목표로 여수에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를 짓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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