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 이끌고 거리로…환자단체 '분노'

입력 2024-07-04 13:47  



전공의들의 이탈에서 시작된 의료공백 사태가 넉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환자와 보호자들이 직접 거리로 뛰쳐나와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92개 환자단체는 4일 오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환자촉구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주최 측 추산 400명가량의 암환자와 보호자, 일반 시민 등이 참석했다. 회원들이 질병을 짊어지고 있는 환자나 그 보호자인 만큼 환자단체가 이렇게 대규모로 집회를 여는 경우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

환자단체들은 그동안은 주로 정부나 정치권 인사들과의 간담회나 기자회견을 통해 의견을 밝혔었다. 그런데도 직접 거리에 나선 것은 지난 5월 말 법원의 의대증원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리고 정부가 내년도 정원을 확정했는데도, 의대 교수들의 집단휴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자단체들은 집회 개최를 알리며 '의사 집단행동에 뿔난 국민 누구나 환영'이라는 문구를 내걸었고, 실제로 이날 집회에는 환자와 보호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다수 참석했다.

환자단체들은 정부에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하고 전공의 수련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회를 향해서는 "의료인 집단행동 시에도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는 한시도 중단없이 제공되도록 관련 법률을 입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의사들은 환자들을 향해 '정부 탓을 해야지 왜 의사 탓을 하냐'며 날을 세웠고, 정부는 의대증원 찬성 여론을 앞세워 환자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전공의들을 밀어붙였다"며 양측 모두를 비판했다.

또 "반복되는 의정 갈등에서 매번 백기를 든 정부를 경험한 의사 사회가 여전히 진료권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힘을 과시하고 있다"며 "아픈 사람에게 피해와 불안을 강요하는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행태를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환자없이 의사없다, 집단휴진 중단하라, '반복되는 의료공백, 재발방지 입법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곽점순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회장은 "의료진 파업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고, 집단행동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단체행동을 할 수 없도록 의료법 제정을 국회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의 피해는 전문의 자격과 의사 면허를 따는 기간이 조금 더 길어지는 피해이지만, 환자 피해는 어떤가"라고 물으며 "질병이 악화하고, 육체적으로 고통받고, 불안으로 투병의지를 잃어 치료를 포기하고,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피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