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세액공제 5%룰에 발목…"성장기업 소외"

신용훈 기자

입력 2024-07-04 17:37   수정 2024-07-04 17:37

    <앵커>
    정부가 내년부터 배당과 자사주 소각 규모를 5% 이상 확대한 기업들에게 법인세 감면혜택을 주기로 했습니다. 또 이들 기업에 투자한 사람들의 배당 소득세도 깎아주기로 했습니다.
    시장의 반응과 실효성 신용훈 기자와 짚어봅니다.

    <앵커>
    어제 밸류업 위한 세제혜택 정책이 발표되고 나서 증시 반응은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지요?

    <기자>
    주주환원 기대감이 큰 금융주나 자동차 등 대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외국인들도 어제부터 순매수세로 전환되면서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흐름 언제까지 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나요?

    <기자>
    하반기에도 주가 상승적인 측면에서는 모멘텀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전망입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효섭 실장 자본시장연구원 : 밸류업 자율공시가 본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7월 말부터는 개별 기업 단위로 주주 환원 확대라든지 아니면 수익성과 성장성 제고 방안들 R&D 활동, M&A 이런 다양한 전략들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가 상승모멘텀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망을 합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시장 상승세가 지속되려면 세금 혜택이 기업들의 재투자로 이어져야 하고, 당장에 배당여력은 없지만 성장가능성이 큰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제고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앵커>
    실제 받는 법인세 혜택은 어느정도 되나요?

    <기자>
    법인세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3년평균 대비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규모를 5% 이상 늘려야합니다.

    그리고 5% 이상 늘어난 배당액의 5%를 세액공제 해줍니다.

    예를 들어 최근 3년 평균 100억원을 배당하던 기업이 10% 늘려 110억월 배당하면 100억원의 5%인 5억원을 초과하는 부분 즉 늘어난 10억원 중에서 5억원을 뺀 나머지 5억원의 5%인 2천500만원을 세액공제 받는 식입니다.

    늘린 배당액의 40분의 1 공제를 받게 되는 셈인데 기업들 유인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앵커>
    배당소득 세율을 낮춰 주는 부분은 어떤가요?

    <기자>
    주주들의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하일 경우 14%에서 9%로 낮춰주는데

    전체 배당소득의 세율을 9%로 낮춰주는게 아니라 늘어난 배당소득분에 대해서만 9%를 적용해 줍니다.

    만약에 내 배당소득이 10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늘었다면 100만원까지는 14%(14만원) 세율을 적용한고 늘어난 20만원만 9%(1만8,000원)를 적용하는 식입니다.

    이 경우에 절약되는 세금은 1만원입니다.

    <앵커>
    이번 세액공제 정책으로 인해서 배당을 늘리고 싶어도 재원이 여의치 않은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요?

    <기자>
    사업 초기 단계의 혁신기업이나, 배당 재원이 풍부하지 못한 중소, 중견 기업들에게는 사실상 언감생심인 제도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배당여력이 조금 있음에도 불구하고, 5%이상 못 늘릴 바에는 아예 배당을 늘리지 않겠다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배당 여력이 풍부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간 양극화 문제가 불거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세제혜택이라든가 배당 관련된 문제에서는 한편에서 보면 코스닥 시장 코스피 시장내에서의 어떤 양극화도 일어날 수 있는 부분도 있어서 그런 부분들을 잘 헤아려서 정책이 진행돼야 하지 않을까]

    [이윤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 배당 능력이 높은 기업만을 우대한다는 측면에서는 기술 혁신이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재투자를 해야 되는 기업들은 좀 간과되는 측면은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앵커>
    세법개정이 필요한 사안들입니다. 국회 논의 어떻게 진행될까요?

    <기자>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통과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특히 정부는 이번 밸류업 세제지원과 함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도 같이 상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에서는 정부의 이번 세액공제 정책이 미봉책이라며 날 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 : 주가는 높아질 수 있겠다. 그런데 주식의 가격이 높아진 것이 그 기업의 가치가 좋아져서 그런 것입니까? 기업의 가치는 사업이 잘 돼야 높아지는 것이고 사업이 잘되기 위해서는 국내 경제가 발전하고 해외 수출이 잘돼야 합니다. 국내경기와 해외수출이 엉망인 상황에서 세금을 감세해가지고만 이렇게 눈 가리고 아웅하는 형태로 가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근본적인 처방이 아닙니다.]

    <앵커>
    증권부 신용훈 기자와 밸류업 세제지원의 실효성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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