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나 도난 당했던 르네상스 거장 티치아노 베첼리오의 그림이 경매에서 작가의 역대 최고가인 1천750만 파운드(한화 약 308억원)에 팔렸다고 미국 CNN 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티치아노의 16세기 작품 '이집트로 피신 중 휴식'은 전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1천750만 파운드에 낙찰됐다. 역대 티치아노 작품 중 가장 비싸게 팔린 것이다.
이 그림은 유대 왕 헤롯이 아기 예수를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안 성모 마리아와 요셉이 예수를 데리고 이집트로 도망치던 중 잠시 쉬는 장면을 그렸다. 티치아노가 1508년께 완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작품은 두 차례 도난을 당하고 기이하게 다시 나타난 사연으로도 유명하다.
프랑스가 오스트리아 수도 빈을 점령했던 1809년 당시 이 작품은 유럽의 한 귀족이 소유했는데 나폴레옹 군대에 의해 약탈당해 파리로 옮겨졌다.
6년 뒤인 1815년 다시 빈으로 반환됐지만 이후 여러 소장가들의 손을 거쳐 영국의 한 귀족 가문이 소유하게 됐다.
잉글랜드 윌트셔주의 귀족 저택에 전시되어 있던 이 작품은 1995년 도난당해 7년간 행방이 묘연했다가, 이후 2002년 런던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비닐봉지에 담긴 채로 발견됐다.
경매사 크리스티의 올랜도 록 영국 회장은 "티치아노의 젊은 시절 그려진 가장 시적인 작품 중 하나인 이 숭고한 초기 걸작의 흠잡을 데 없는 기원과 조용한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라고 경매 결과를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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