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도인데 기상청은 '25도'...못 믿을 관측

입력 2024-07-06 10:03  



기상청의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설치 지점이 실제 시민들이 생활하는 지역의 여건과 크게 차이가 나 관측 기온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 5일 오후 3시 남구 석유화학단지의 한 도로에서 온습도계를 꺼내자 사람 체온에 육박하는 '36도'로 측정됐다.

그러나 같은 시간 기상청은 이 지역 기온이 24.9도에 그친다고 관측했다. 산출한 체감온도 또한 관측기온에서 1도 높은 25.9도에 불과했다.

이는 공단·도심 지역과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 설치 지점의 기후 조건이 크게 달라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6일 울산기상대에 따르면 울산 남구 기온은 장생포에 있는 자동기상관측장비로 측정된다. 장생포는 연안 지역이라 바람이 많이 불고 시원해 내륙에 비해 기온이 낮다.

반면 주요 공장이 밀집한 공단지역, 생활시설과 주거지가 모여 있는 도심지역은 내륙이라 공장 열기와 도시 열섬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관측 지점과 10도가 넘는 온도 차가 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부산지방기상청 울산기상대 측은 "해당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관측지점에서 측정한 기온을 제공하기 때문에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실제 기온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허점 탓에 산업 현장에서 작업자 건강 관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상대 측은 "울산 동부와 서부 관할구역 중 한 지점이라도 체감온도가 기준에 근접하면 폭염특보가 발효되므로 특보 상황을 중점적으로 참고하라"고 조언했다.

또 "특히 산업현장에서는 현재 기온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특보나 영향예보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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