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수배자·범죄조직 조직원 등에 성형수술을 해주는 무허가 비밀 병원들이 잇따라 적발됐다.
필리핀 경찰은 지난 5월 마닐라 인근 파사이시의 한 비밀 병원을 수색해 모발 이식 기구·치아 임플란트·피부 미백용 링거 등을 압수했다고 1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필리핀 현지 일간 필리핀스타 등이 보도했다.
또 베트남인·중국인 의사 3명, 중국인 약사 1명, 베트남인 간호사 1명이 체포됐다. 이들은 필리핀 내 의료행위 자격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당국은 이 병원이 필리핀에서 불법으로 일하는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 직원 등에게 성형수술 등 각종 시술을 제공한 것으로 본다.
필리핀 대통령 직속 조직범죄대책위원회(PAOCC)의 윈스턴 존 카시오 대변인은 이 병원은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하지 않아 수배자나 불법체류자가 이용할 수 있다며 성형수술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사람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2022년 12월 필리핀 이민 당국은 신원을 숨기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은 중국인 폭력조직원 1명을 체포했다. 카시오 대변인은 이런 사건이 이같은 비밀 병원들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필리핀 국가수사청(NBI)도 지난 6일 마닐라 인근 마카티시의 한 무허가 의원을 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인으로 보이는 최소 8명이 의원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났다. 필리핀 식품의약국(FDA)에 등록되지 않은 중국 한약도 발견됐다.
이 의원은 마닐라 북쪽 팜팡가주에 있는 한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의 소유였다. 또 병원이 아닌 약국으로 등록한 채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역외게임사업자(POGO)로 불리는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은 도박이 금지된 중국 본토 고객들을 겨냥해 2016년께부터 필리핀에서 급속히 늘었다.
당국 단속 결과 이들 업장에서 전화·온라인 사기, 불법 입국 알선·인신매매 등 각종 범죄가 만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필리핀스타 홈페이지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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