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라고 압박하면서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대출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전세자금대출의 금리까지 높이는 추세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1일부터 대면, 비대면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를 최대 0.2%p 올리기로 결정했다.
앞서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부동산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13%p 올린지 불과 1주일 만에 추가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금리 조정 대상 상품은 ▲KB주택전세자금대출 ▲KB전세금안심대출 ▲KB플러스전세자금대출 ▲KB스타 전세자금대출(비대면 전용)으로, 상품별 인상 폭은 0.10%∼0.20%p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7월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속도 조절을 위해 미세 조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오는 15일부터 금융채 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모든 대출 상품의 금리를 0.05%p 높이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채 5년물 금리를 지표로 삼는 상품은 대부분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라며 "가계대출 속도 조절 차원의 금리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지난 1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2%p 높였고, 전날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도 아파트담보대출 갈아타기 상품 중 주기형 금리(5년 변동)를 0.1%p,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15%p 각각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12일부터 주택담보대출 5년 주기형 금리와 전세자금대출 2년 고정금리를 0.1%p씩 상향 조정한다.
은행들이 주담대에 이어 전세자금대출 인상까지 나선 것은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우려하며 은행권에 관리를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오는 15일부터 가계 대출 실태에 대한 은행권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6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6조 3천억 원)은 작년 8월(+7조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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