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요즘 월스트리트 분위기 좋습니다. 주가와 금값이 연일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고, 채권시장도 빠르게 안정되고 있습니다.
먼저 다우존스 지수 흐름 확인해보겠습니다. 어젯밤에도 2% 가까운 상승세를 이어가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딱 두달 전인 5월 17일에 최초로 4만을 찍은 후 조정과 횡보를 보이던 다우지수가 훌쩍 4만 900선까지 올라섰습니다.
금값도 볼까요.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8월물 금은 전거래일보다 38.9달러(1.6%) 오른 온스당 2467.8달러로 마감하는 등 이달 들어서면 6% 올랐습니다.
이같은 자산시장 랠리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드디어 입장을 선회하며 금리 인하가 가시권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파월 의장은 15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이코노믹클럽 대담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 수치에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고 밝혀왔는데, 입장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이 생긴 건 물가가 안정되는 반면, 지금까지 내내 뜨거웠던 고용시장이 식어가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0%로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낮았는데, 고용지표의 경우 6월 신규 고용은 늘었지만 4월과 5월 두달에 걸쳐 예상치를 대폭 밑돌았습니다. 이제는 금리를 풀어줘서 경기가 나빠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겁니다.
시장은 달라진 파월의 태도를 즉시 반영했습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 패드워치툴에 따르면 현재 금리선물 시장은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100%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 월가에선 미국이 올해 안에 총 세 번의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채권시장에서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해소되고 있는 것도 반가운 뉴스입니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은 것이 당연한 경제현상인데 지난 2022년 7월 이후 2년간, 단기금리가 더 높은 역전현상이 이어져 왔습니다. 아직 완전히 역전이 해소되진 않았으나 장중 한때 2년물 금리가 30년물보다 낮게 거래되는 등 균형을 조금씩 잡아가고 있습니다.
미 연준 결정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나라, 기다리고 기다려온 금리인하 가시화 소식에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국고채 30년물은 지난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에 3% 아래로 떨어졌고, 원달러환율은 3.4원 하락한 1381.5원으로 주간거래 종가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눈치보기에 들어간 양상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각각 0.8% , 1.2% 하락했습니다.
미국시장에 분 훈풍이 한국까지 도착하지 못한 건 오늘 아침, 유력 미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금리와 보조금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는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금리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며 금리 인하를 대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 파월 의장을 향해서는 "그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임기를 채우게 할 것"이라며 압박성 발언까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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