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18일 여행자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를 앞둔 가운데 보험사들에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을 넘어선 높은 수수료를 요구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빠져 사실상 '반쪽' 서비스라는 말이 나온다.
네이버의 해외여행자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는 메리츠·한화·하나·캐롯·롯데·NH농협손해보험 등 6개사가 참여한다. 대형사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은 제외됐다.
네이버는 서비스를 출시하며 보험사들에 고수수료를 지속해서 요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금융당국은 플랫폼의 보험상품 취급 시범운영 세부 방안을 발표하며 단기보험에 대해서는 수수료 수준을 대면 모집 수수료 대비 33% 이내로 제한하게 했다.
단기보험인 해외여행자보험도 이런 한도 규제를 맞춰야 한다. 대형사들은 한도 규제 범위 내 최고 수수료율인 33%가량을 제시했지만, 네이버는 수수료율이 낮다며 보험사에 예정일 입점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대형사들에 중소형사와 마찬가지로 매출액(보험료)의 9% 수준을 수수료로 지급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대형사들은 모집수수료의 33%면 매출액의 5∼7%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료의 9% 수준을 네이버에 지급하면 금융당국의 규제를 어기게 된다"며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가능한 최고 수수료율을 지급하겠다는 보험사 입점을 막는 것은 플랫폼의 횡포"라고 꼬집었다.
보험사가 플랫폼에 내는 수수료가 많아질수록 소비자에게는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소비자가 내는 보험료는 위험보험료와 부가보험료로 구성되는데, 수수료가 오르면 부가보험료가 인상된다.
네이버의 고수수료율을 충족하기 위해 보험회사가 보험료를 올리면, 해당 비용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자 수가 늘면서 해외여행자보험 시장이 커진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경쟁에 보험사와 소비자가 손해를 본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는 해외여행자보험 시장 후발주자다. 이에 시장 선점을 위해 보험료의 10%를 페이백해주는 등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려 하는데 이 과정에서 보험사에 무리한 요구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자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대해서는 경쟁 플랫폼이 없어 네이버의 부당한 요구에도 대체할 수 있는 경쟁 플랫폼을 선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운영비용 등을 따졌을 때 보험사들에서 제시한 수수료가 낮기 때문에 조율하는 과정"이라며 "수수료율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의 검증을 받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네이버 측은 이달 중 나머지 보험사에 대해서도 추가 제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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