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원자재 인사이드 시간입니다. 요즘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핫한 이슈라고 하면, 바로 대선일 겁니다. 조금 전 새벽에 바이든이 사퇴한다는 소식도 들려왔고, 정말 많은 변수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시간을 통해서도 대선 시나리오별 수혜 원자재를 짚어볼 텐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제가 이 원자재 인사이드 대본을 보통 일요일 늦은 밤에 쓰거든요? 그래서 혹시 앵커님이 바이든과 트럼프 중에 누가 우세할 것 같냐고 물으면 ‘아~ 누구라고 대답해야 하지?’ 고민했거든요…? 바이든 사퇴 소식을 듣고, ‘아, 나는 고민을 왜 했지’ 싶었습니다.
Q. 알겠습니다. 일단 그래도 뭐 트럼프는 남아있으니까요, 트럼프 위주로 살펴보죠. 재생에너지 쪽부터 정리해 주시죠.
= 네, 일단 바이든 정부가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는 기존의 기조대로 재생에너지가 호조를 이어갈 전망이었는데요, 뭐 이제는 불필요한 가정이 됐으니 잠시 제쳐두고요,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바이든과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게 되겠죠? CNBC는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재생에너지 업계가 불리해질 것이라며, 트럼프가 정권을 잡은 이후 본격적인 반 재생에너지 정책을 펼친다면, 관련주들이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는 최근, 인플레이션 위기를 부추기는 현 정부의 터무니없는 세금 낭비를 끝낼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아직 지출되지 않은 수조 달러의 자금을 도로, 교량, 댐 같은 중요한 프로젝트에 투입할 것이라며, ‘새로운 녹색 사기’에 쓰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Q. 그렇군요. 국내 재생에너지 기업들도 긴장하고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 맞습니다. 얼마 전 바이든과 트럼프의 TV 토론회 이후, 이미 부진함이 반영되고 있는 모습인데요, OCI 홀딩스, 한화솔루션, 씨에스윈드 등의 주가는 올해 들어 32 내외로 급락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트럼프발 악재로 인해 퍼스트솔라의 주가가 조정을 받은 이후 국내 유사 기업들이 큰 압박에 직면했다고 전했습니다.
Q. 그렇다면,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면, 앞으로 재생에너지 관련주들은 더 악화될까요?
= 그렇다는 의견들이 일단은 지배적이기는 한데요, 또 반대 입장들도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재생에너지의 최근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며, 저가매수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AI 붐, 즉 인공지능 산업의 확장이 이미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가 정권을 잡는다고 갑자기 소외되는 것도 자연스럽지 못한 맥락이라는 건데요, 그러니까 재생에너지에 접근하는 방식이 민주당은 ‘환경 우선’, 그리고 공화당은 ‘사업 차원’으로 이해해 볼 수 있다는 겁니다. 가령 기업 규제가 덜한 텍사스 같은 남부 지방에는, 친환경 사업자들이 몰리고 있는데, 텍사스 측은 당연히 반갑죠? 여기에 호응해 주법들을 개정해 이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공화당의 대표지역인 텍사스라고 해도, 이를 단칼에 자르기는 쉽지가 않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종목들에 대해 DS 투자증권도, 아무리 보수적으로 봐도 폴리실리콘 가격은 이미 바닥이라 더 하락하기도 어려운데다, 전세계 태양광 증설은 올해가 정점이고, 또 미중의 정치적 갈등을 고려한다면 비중국산 제품에 대한 프리미엄도 이어질 수밖에 없어, 충분히 매입해도 괜찮은 시기라고 내다봤습니다.
Q. 알겠습니다. 관련해 전통에너지 쪽도 살펴볼까요?
= 트럼프는 다시 대통령이 되면 파리 기후변화협약에서 또다시 탈퇴할 것이라고 단언하며, 이는 기업 활동에 방해가 된다고 주장하기도 하는 등, 대표적인 전통에너지 지지론자죠? 화석연료를 적극 지원하는 인물인데요, 트럼프 에너지 정책으로 원유나 가스 업종이 직접적인 호재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엑슨 모빌이 석유 가스 탐사가 활성화됨에 따라, 또 체사피크 에너지가 관련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생산량 증대 혜택을 누릴 것으로 언급됩니다. 다만, CNBC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경기침체가 갑자기 확 나아진다거나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지금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원유 수요는 꾸준히 축소될 것이라고 했고요, 러시아나 OPEC+가 감산 대신 증산을 선택하거나 한다면, 유가는 단기적으로는 하락, 중장기적으로 봐야 상승하는 추이를 보일 것이라고, 또다른 평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Q. 그렇군요. 요즘 말이 많은, 중국 자동차 혹은 전기차 관련해서는 어떤가요?
= 일단 트럼프는 중국이 자동차를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기 위해, 미국과 협정을 체결해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는 멕시코에 대규모 자동차 공장을 짓고 있다며, 자동차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측이 동의하지 않으면 자동차마다 약 100에서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강력 조치를 예고했고요,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정책도 완전히 뒤집겠다고 장담했습니다. 전기차 의무명령을 종료한 건데요, 안그래도 심해지고 있는 전기차 캐즘이 더 급속하게 진행될 시 전기차 관련 원자재인 니켈, 리튬 등의 낙폭이 더 커질 수도 있겠습니다. 트럼프가 전기차 세액 공제와 보조금 폐기 혹은 감축에 나선다면 2차전지도 부진할 전망인데요, 트럼프 1기 시절의 보호무역주의와 수입차 관세 등이 동일하게 되풀이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과거 트럼프 집권 시기, 이 같은 압박으로 중국의 경기둔화가 극심해졌죠? 국내 경제도 이 같은 분야의 타격을 입을 수 있겠습니다.
Q. 알겠습니다. 마지막은 달러화 약세와 관련된 원자재 이야기라고요?
= 네, 마켓워치는 트럼프가 복귀한다면 달러화 약세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는데요, 트럼프는 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해, 자신이 밀고 있는 ‘매가’, 즉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미국의 수출과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이끌 것이라는 겁니다. 마켓워치는 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국채 가격이 하락해 국채금리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는 재정지출을 줄이지 않음과 동시에 감세를 주장하고 있어, 국가부채가 더 빨리 늘고 국채 발행이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다는 건데요, 뱅크 오브 아미레카도 최근 전세계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면 채권에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77에 달했습니다.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경우, 국채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과 달러화 약세에 따른 환차손으로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고 조언했고요, 같은 맥락에서 달러화 약세 시 금이나 금속 원자재의 가격은 상승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또, 트럼프 정권이 자리잡는 초기의 불안정 속에,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가 강화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최보화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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