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구속 장기화 불가피...어깨 무거워진 정신아

전효성 기자

입력 2024-07-23 10:57   수정 2024-07-23 11:01

    <앵커>
    카카오의 총수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이 현실화됐습니다.

    10여년간 가파르게 성장해온 카카오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산업부 전효성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전 기자, 어제 자정을 넘긴 시간 구속 여부가 결정이 됐죠?

    <기자>
    검찰과 변호인단의 치열한 공방 끝에 구속영장이 인용됐습니다. 법원은 김 위원장이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SM 시세조종 혐의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드리면, 지난해 초 SM의 이수만 총괄이 지분 매각 의사를 밝히자 하이브는 이 지분을 공개매수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주가가 9만5천원 수준이었는데, 12만원에 공개매수하겠단 것이었죠. 하지만 카카오가 더 높은 가격으로 지분을 매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주가는 15만8천원까지 뛰어올랐죠.

    이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은 카카오가 사모펀드 운용사와 손잡고 하이브의 SM 인수를 방해하기 위해 고의로 시세를 높였다는 혐의를 포착했습니다.

    <앵커>
    김범수 위원장이 구속이 되면서 카카오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입니다. 지금 같은 상황이 얼마나 길어질까요?

    <기자>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구속은 최장 20일입니다. 내달 중순이면 풀려나게 되죠.

    하지만 기소가 된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검찰이 법원에 죄의 유무를 판단해달라고 법정에 세우는 거죠. 사실상 기소 가능성이 높다는게 법조계 분석입니다.

    기소시 구속 기간은 기본이 2개월이고, 연장을 통해서 최장 6개월까지 구속기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한장의 구속영장으로 최장 6개월 20일간 구속되는 셈이죠.

    이것만으로도 긴데, 다른 혐의로 구속 영장이 추가 발부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현재 카카오는 SM 시세조종 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의혹, 카카오엔터의 고가 인수 의혹 등도 검찰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상황입니다.

    하나의 혐의로 구속기간이 끝날 때 다른 혐의로 구속 영장이 추가 발부된다면 구속 기간이 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실제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과정에서도 추가적인 구속 영장 청구가 반복되기도 했었습니다.

    <앵커>
    총수 부재 상황을 직면하게된 카카오의 상황을 수습할 정신아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진 모습입니다.

    <기자>
    네, 정신아 대표는 카카오 그룹을 총괄하는 CA협의체에서 김범수 위원장과 함께 공동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올해 3월 취임한 정 대표는 그룹 내 불필요한 사업을 걷어내고, 의사결정 과정을 간소화하는 등 조직 내부 통제에 주력해왔습니다.

    지난달에는 카카오의 첫 데이터센터를 공개하면서 과거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불거졌던 카카오의 신뢰도를 회복하는데도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다만, 문제는 신사업과 인공지능 영역입니다.

    현재 카카오의 주가가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기술주임에도 AI 영역에서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잖아요.

    결국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서 역량을 확보할 수밖에 없는데 총수 부재 상황에서 이같은 인수합병 가능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의 현금성자산은 5조 4000억원 수준으로 적지 않지만, 현금성 자산 증가 속도는 2021년부터 둔화된 상황이거든요.

    인수합병과 AI 투자에 쓸 수 있는 실탄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새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정신아 대표의 고심도 깊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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