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이탈리아 시칠리아가 수십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는 와중에 지역 경제의 핵심인 관광업 살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중해 일대 기후 변화로 기온이 오르며 가뭄이 악화하는 가운데 시칠리아는 농작물 피해가 감수하고서라도 관광업이 물 부족을 겪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시칠리아 당국은 병원과 주요 기업, 취약계층은 물론 호텔에도 물을 우선적으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호텔협회인 '페데랄베르기'의 프란체스코 피카렐라 회장은 일부 작은 민박집에 물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영업을 중단하거나 고객을 호텔로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물 부족 탓에 관광객들이 "도망가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관광객들의 예약이 급감했고, 관광업계는 당국의 대응을 촉구했다.
시칠리아 아그리젠토 시의 프란체스코 미치케 시장은 민박집이 몰려 있는 시내에 더 자주 물을 배급하고 호텔들이 트럭으로 물을 공급받을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제 대부분의 호텔은 고객들에게 물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칠리아 지방정부는 시칠리아는 관광객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광고도 계획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최대 농민협회인 '콜디레티'의 시칠리아 지역 대변인 친치아 제르비니는 "관광업까지 빼앗아 간다면 우리는 죽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뭄으로 농업을 희생하더라도 관광업만큼은 살려야 한다는 인식을 엿볼 수 있다.
반면 가뭄 피해를 보고 있는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에서는 호황을 누리는 관광업도 희소 자원(물)의 잘못된 관리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캠페인을 주민들이 벌였다.
스페인의 한 연구에 따르면 고급 호텔 투숙객의 평균 물 소비량은 지역 주민의 5배에 이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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